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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다”
  • 문미정
  • 등록 2019-03-06 18:02:26
  • 수정 2019-03-06 1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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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현대제철 본사 앞에서 고 이재복 비정규노동자 죽음에 대한 3대 종교 기자회견이 열렸다. ⓒ 문미정


그곳에서 일했다면 누구나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


지난 20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비정규직 노동자 이재복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016년도에도 같은 현장에서 사고가 있었고 지난 13년간 당진공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만 36명이다. 


이에 개신교, 불교, 천주교 3대 종교가 서울 현대제철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이재복 씨 죽음의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지몽 스님은 “생명의 가치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비상식적인 죽음의 외주화를 멈춰야 한다”면서,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신부는 한국에서 연간 산업재해로 1,900여 명이 사망한다면서, “산업재해 상당수가 한 사람의 실수로 죽거나 다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했다면 누구나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 문미정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한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는 사고가 나면 사고 원인을 따져서 같은 이유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하고, 인명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야 올바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업들이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탓에 억울한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더 이상의 억울함이 없도록 방지하려면 살인기업 처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현장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박광원 부장은 “2010년도, 2016년도에 같은 현장에서 두 번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하고 후속처리가 이뤄지지 않아 또 한 분의 노동자가 돌아가시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장 안전에서도 차별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현장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대제철에 ▲사고수습과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정부와 국회에는 ▲책임자 엄중 처벌 ▲안전대책 마련 ▲사고에 대한 원청의 책임성 강화 ▲위험의 외주화를 끝낼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주형 신부는 김용균 씨 죽음 이후에도 이어진 비정규직 노동자 죽음에 대해, “사회적 약자를 돌봐야 하는 종교인으로서, 더욱이 사제로서 참담한 심정과 미안함과 이루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종교계 특히 가톨릭교회가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처럼 약자를 돌보는 데 더욱 함께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주교가 종교 본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선 계속 현장에서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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