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일 미국유태인위원회(American Jewish Committee, AJC)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인류를 한 가족으로 만드는 여성의 기여”를 강조했다.
교황은, “평화는 어머니의 온화함에서 생겨나고 그 온화함에서 다시 생기를 얻는다”며 “평화의 꿈은 우리가 여성들을 바라볼 때만이 현실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평화를 꿈꾼다면, 우리는 여성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청 고위직 여성들과 ‘교회 여성들의 역할’
한편, 교황청에서는 ‘교회 여성들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원탁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교황청 고위직에 임명된 여성 평신도들이 패널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17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박물관장으로 임명한 바르바라 자타(Barbara Jatta)는 원탁토론회에서 “나는 운이 좋았던 여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 경험은 긍정적인 것 이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여성혐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만큼 (직업세계가) 극히 남성적인 환경이었고, 그에 따라 여성과 직업적 관계를 맺으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타는 사회적으로 여성의 역할이 계속 변모해왔으며, 프란치스코 교황 덕분에 이러한 변화들이 교황청에도 수용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교황청 박물관장으로 내가 임명된 일은 교회의 성벽에 빈틈을 만들어주었기에 교회에 도움이 되었고, 다른 여성들도 이러한 직위를 얻게 되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여성참여 확대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성직자 성범죄 퇴치를 위해 열렸던 최근 회의에 여성 패널을 초대한바 있다. 교황은, “여성에게 교회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초청한 것은 교회에 난 상처에 대해 직접 이야기해달라고 초청한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여성에게 더 많은 직책을 주는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도 좋지만 그렇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는 우리 사고방식 안에서 여성을 교회의 한 모습으로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성이라는 하나의 분류를 통해 교회를 생각해달라”고 주교들에게 당부했다.
린다 기소니(Linda Ghisoni)와 함께 여성 평신도 최초로 교황청 고위직에 임명된 평신도가정생명부 차관 가브리엘라 감비노(Gabriella Gambino)는 “교회 여성의 문제가 남성들의 재배치를 통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교회 내 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에 여성의 독창성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