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8일 이탈리아 감사원(Corti dei Conti)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국자들이 사회조직을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부패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국가란 모든 면에서 인간 자연권(천부인권)의 수호자가 되어야 하며, 자연권을 인정하는 일은 법치 존속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이로움이란, 관계와 공동체 차원에서 이해되면서, 한 나라의 모든 조직과 계획의 핵심 준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연권 수호의 원칙이 “감사원의 민감한 기능을 현명하게 수행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국가의 회계와 예산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적절히 양성된 각 개인의 양심, 정의감, 기관과 공동체에 아낌없이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교황은 “(특정 집단의) 후원이나 선거를 위한 담합 따위를 목적으로 재원을 사용하려는 유혹은 정치나 행정직을 맡은 이들의 마음에 계속해서 찾아오며, 이러한 유혹은 엄격한 예산집행을 통해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리적, 경제적 관점에서 심각한 상처를 입힌다는 점에서 부패는 사회조직을 갈라놓는 심각한 상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감사원 역할의 핵심이 “부패와의 끝없는 투쟁”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패로 인해 신뢰, 투명성, 법적 책임이 사라지게 되면서 결국 “개인의 존엄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이 같은 부패를 ‘암’으로 규정하고 “사회 전체가 이를 퇴치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헌신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개별 공무원들 역시 “투명하고 정직하게 계획을 실행해나갈 책임을 깨닫고, 시민과 기관 사이의 신뢰관계를 증진시켜야 한다”며 “시민과 기관이 유리되어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