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지붕이 무너져 폐쇄되었던 이탈리아 로마 산 줄리오(San Giulio) 성당을 복원한 후 제대 봉헌식을 가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교구장으로서 산 줄리오 본당을 사목방문하고 젊은이들과 만나 여러 가지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젊은이들에게 “의심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 교리교사가 교황에게 ‘의심’에 관해 질문하자 “의심한다는 것은 (어느 면에서) 하느님이 우리말을 들어주시는지 시험에 들게 하는 것과 같다”며 “예를 들어 가정에 아픈 사람이 있거나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주님, 대체 왜입니까?’라는 의심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의심은 언제나 찾아오기 마련”이라면서 “이 때 믿어야 할 것은 예수께서는 신의를 지키시는 분이며, 그분만이 유일하게 온전히 신의를 지키는 분이시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신의는 절대로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다”며 “그러니 의심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의심이 들면 그러한 의심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논의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교황은 이 같이 말하며 질문을 던진 교리교사에게 “(아이들에게) 잘 의심하는 법과 자신의 의심에 대한 확실하고 진실된 해답을 찾는 법을 가르치라”고 말했다. 교황은, “의심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어떤 로마인들이 말했듯이 여러분이 받은 견진성사는 (교회와의) ‘작별 성사’가 되어버릴 것”이라며 “사람들이 (교회에서) 떠나가는 것은 자신들의 의심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한 “혼자서는 의심을 떨쳐낼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주는 사람의 동행이 필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무리 안에 함께,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부모, 친구, 교리교사 외에도 “다른 사람과 의심에 대해, 예수님에게 자기 의심에 대해 이야기해보라”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얼마 전 서른 살 쯤 된 청년에게 받은 편지 이야기를 꺼냈다. 그 편지에는 청년이 파혼을 맞은 이야기와 함께 “저는 부서져 버렸습니다”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면서 “우리도 이처럼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는가?’라는 엄청난 의심과 함께 무기력과 무너지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 같은 무력감을 벗어던지려면 “예수께 불평불만을 표하고 나를 일으켜줄 수 있는 친구를 찾으라”고 권고했다. 그리고 “우리가 유일하게 어떤 사람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허락된 순간은 그 사람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울 때뿐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