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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변화 따라…원불교 여성교무 독신 서원 폐지한다 - 내년부터 여성지원자들에게 ‘정녀(貞女)지원서’ 안 받는다
  • 문미정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4-25 16:59:48
  • 수정 2019-04-25 17: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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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8회 임시수위단회 (사진출처=원불교신문)


지난 23일, 원불교 원기 104년 대각개교절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산 김주원 제15대 종법사가 내년부터 원불교학과를 지원하는 여성 지원자들에게 ‘정녀(貞女) 지원서’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원불교가 시대 변화에 따라 교단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녀(貞女) 지원서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독신 서원으로, 이 지원서는 여성 지원자들만 제출하며, 원불교 남성 교무들에게 결혼은 선택사항이지만 여성 교무들에게 결혼은 허용되지 않는다. 원불교 내부에서도 여성 교무들의 결혼 허용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있어왔다. 


지난 2017년 7월 출가교화단 각단회(角團會)에서 원불교학과 입학 시 여성 지원자들이 제출해야 하는 서류 중 ‘정녀 지원서’를 지원구비서류에서 빼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경일 단원은 “정녀 지원서는 결혼 허용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자존감, 인권, 불평등, 선택권 등의 문제로 여성 출가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전산 종법사는, 대종사가 결혼 여부는 본인 선택에 맡긴다고 하셨으나 여성들에게는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하면서 결혼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합의 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법규를 고친 뒤 교단에 정착하기까지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고 20~30년은 흘러야 정착할 것이라고 봤다. 


교무들의 머리 모양과 복장에 대해서도 너무 신경 쓸 일이 아니라며 “입고 싶은 대로 입고 남의 눈총을 안 받을 정도면 된다”고 밝히면서, “시행은 차차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한국여성신학회 학술포럼에서 민성효 교무는 “원불교는 혁신적인 양성평등의 교리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차별적인 면이 있다”며 “남자 교무에게는 선택사항이고 여성 교무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결혼제도와 여성 교무들의 복장이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업을 마친 후 출가서원식을 하고 나서 3년 이상 현직 근무를 한 30세 이상 여성교무들은 정녀선서식을 하기 때문에 입학 시 정녀 지원서를 받지 않아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원불교학과에 입학함과 동시에 정녀 아닌 삶은 허락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교무 복장에 대해서는, “편리하고 기능성 의복이 많은 오늘날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계속 입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대에 맞지 않는 복장, 불편한 활동, 관리의 어려움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한편 <원불교신문>에 따르면, 지난 18일 열린 원불교 제238회 임시 수위단회에서 단원들이 여성 교무들의 결혼 허용 문제를 의논했다. 


여성 예비교역자들의 감소 현상이 절박하며 미리미리 대비하지 못했음을 반성한다는 목소리와 젊은 예비교역자에게 정녀 지원서 폐지는 걸림돌 하나를 제거해주는 중요한 작업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여성교무가 결혼할 수 없는 것은 대종사의 근본정신이 아니다’, ‘대종사의 교법정신에 맞게 문호를 여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⑴ 대각개교절 :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가 1916년 4월 28일 큰 깨달음을 얻고 원불교를 창시한 날을 기념한다. 매년 4월 28일.


⑵ 각단회 : 최고 성직자 모임으로 의결권은 없다.  


⑶ 수위단회 : 원불교 최고 의결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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