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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끊긴 노숙인 공동주택 맨홀로 내려간 추기경 - 요금 미납으로 단전된 건물 전기스위치 직접 올려 - 이탈리아 부총리, “미납요금은 추기경이 내라”
  • 강재선
  • jseon@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5-13 18:38:36
  • 수정 2019-05-14 10: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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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AFP/ANDREAS SOLARO)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추기경이 이탈리아에서 요금을 내지 못한 서민 공동주택의 전기가 끊기자, 직접 그곳을 찾아 맨홀을 열고 배전실로 내려가 전기스위치를 다시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교황청 자선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추기경은 지난 6일부터 전기가 끊겨 따뜻한 물도 쓰지 못한 채 어둠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공동주택의 배전실 스위치를 자신이 다시 올린 것은 사실이라고 이탈리아 매체 < ANSA >에 확인해주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해당 공동주택 건물 앞에 위치한 바닥의 철판을 열고 직접 지하로 내려가서 단전을 표시하는 봉인을 뜯고 스위치를 다시 올렸다.


“절박함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개인적으로 어제 밤(11일 저녁)에 나서서 계량기를 다시 켰다. 이는 절박한 행동이었다”고 강조하며 “전기가 없어 냉장고도 가동시키지 못한 채 가족들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 400명이나 있다”고 호소했다.


산 조반니 라테라노 대성당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 국가소유의 공동주택은 주거불안정을 해결하려는 이탈리아 단체 스핀 타임 랩스(Spin Time Labs)가 점유하여 노숙인(홈리스)들에게 제공하는 거주지다.


해당 건물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거주하는 것 외에도, 음식점, 맥주양조장, 공연 연습실, 목공소 등을 비롯해 “모두에게 열려있는 도약점”이 되는 여러 문화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단전의 원인은 2013년 이후로 납부되지 않은 전기세 때문이었는데, 그 금액이 약 30만 유로(한화 4억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관계자들은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이 “이 가정들을 위해 그리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자신이 겪을 수도 있을 법적 결과를 온전히 인지한 상태에서” 전기스위치를 직접 올렸다고 전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오랫동안 지속된 어려운 상황에 다시 빛을 밝혀준 것


이를 두고 현지 언론들은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물리적인 빛을 다시 밝혔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어려운 상황에 다시 빛을 밝혔다”고 표현하며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이 거주불안정을 비롯한 이탈리아의 빈곤 및 생활고 문제에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일을 두고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 이탈리아 부총리는 이탈리아의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교황청의 자선담당 사제가 전기를 다시 켰으니 미납된 30만 유로를 내기 바란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비어있기는 하나 국가소유이기 때문에 현재 거주민들의 건물 점유는 불법에 해당한다. 하지만 가난한 이들에 관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중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을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이 전기를 복구하면서 자신의 명함과 서명을 남기고 간만큼, 이탈리아 정부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실제로 전기 사업자 측에서 다시 단전을 시키기 위해 경찰과 전기사업소 직원들이 파견되었으나, 다시 전기를 끊지는 못했다. 현재로서는 30만 유로에 달하는 미납 요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관건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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