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22일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중세에 종교적 박해를 받았던 개신교 교회를 방문해 용서를 구했다.
교황은 이탈리아 북부 도시 토리노 방문 중 중세에 가톨릭교회로부터 파문당하고 이단으로 몰렸던 발도파 교회를 직접 찾아 “역사를 되돌아볼 때, 믿음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폭력 앞에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하느님께 모든 죄를 인정할 수 있는, 서로 용서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시기를 간청하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어 "가톨릭교회가 보인 비기독교적이고 심지어 비인간적인 태도와 행동에 대해 가톨릭교회를 대표해서 사과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우리를 용서해 주십시요"라고 간청했다.
교황의 이 같은 간청은 발도파 교회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잔인한 박해가 있는지 700년 만이다.
현재 이탈리아 감리교회의 한 분파인 발도파 교회는 1170년대 프랑스의 한 부유한 상인 피에르 발도에 의해 창설됐지만, 그는 파문되고 교인들은 이단자로 규정돼 박해를 받았다.
1487년 교황 이노센트 8세는 칙서를 발표해 이 교파의 근절을 명령하는 등 가톨릭교회는 박해를 계속했다.
현재 이 교회의 신자는 약 4만 5,000 명으로, 대부분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에 분포돼 있으며, 본부는 토리노 지역에 두고 있다.
토리노의 발트파 교회 베르나르디니 목사는 “무엇이 발도파의 죄란 말인가?”라며 “그것은 평신도들에 의한 복음화 운동이었다”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가톨릭교회와 발도파 교회 사이의 일치· 화해 노력에 대해 언급하면서, 교황이 회칙 ‘복음의 기쁨’에서 밝힌 그리스도인들은 ‘화해의 다양성’ 속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교회가 하나됨은 성령의 열매이지 단일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두 교회는 고통 받고 있는 인간,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이민자들에게 더욱 더 힘을 합쳐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토리노 대주교 관저에서 6명의 사촌을 포함해 30여 명의 친인척을 만났으며, 앞서 21일에는 자신의 증조부모가 결혼식을 올리고 자신의 부친이 그다음 해 세례를 받은 산타 테레사 교회를 방문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가족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으며, 그의 조상이 인연을 맺은 교회에서 10월 개최되는 세계 주교 대의원대회(시노드)의 성공과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고 바티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