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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풍기는 복음의 향기는 지도가 됩니다” - [이신부의 세·빛] 2019 성모 승천 메시지
  • 이기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8-15 11:51:17
  • 수정 2019-08-15 13: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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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승천대축일·첫서원식 : 묵시 11,19ㄱ; 12,1-6ㄱㄷ.10ㄱㄴㄷ; 1코린 15,20-27ㄱ; 루카 1,39-56


▲ (사진출처=천주교부산교구)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마리아께서는 적어도 네 가지 파장으로 삶을 보여주셨습니다.

성모 승천의 신비는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복음의 빛으로 조명한 여러 신비들을 완성하는 파장입니다. 그리스도께로부터 나온 복음의 빛이 성모 마리아의 믿음을 비추었을 때, 마리아께서는 적어도 네 가지의 파장으로 아름다운 색깔의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이 파장들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성취해야 할 목표를 마리아께서 미리 성취하신 천상의 가치를 대변합니다. 이 파장으로 세상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세상을 비추시려는 빛을 보는 것입니다.


첫째 파장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무염시태의 신비입니다. 


하느님께서 구세주를 보내시기로 작정하시고 그 협력자로서 마리아를 간택하신 후에 그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가 마리아를 잉태할 시점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도록 보호하셨습니다. 이는 세상의 죄에 물들지 말아야 할 교회의 원형이며, 세례로 마귀와 죄를 끊어버린 그리스도인들의 실존적 목표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위한 선택은 죄를 반대하는 선택입니다.


둘째 파장은 평생 동정의 신비입니다. 


이는 잉태되실 때부터 특별한 하느님의 보호를 받으신 마리아께서 탄생 이후에도 하느님의 보호와 그분의 믿음 덕분에 평생 지속적으로 무죄한 처지를 간직하셨음을 뜻합니다. 그분의 지속적 무죄성을 잘 드러내주는 모습이 평생 동정인데, 이는 성령으로 구세주를 잉태하시고 세상에 낳으신 마리아께서 구세주를 위하여 바친 희생입니다. 당연히 요셉의 협력이 필요했던 일이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제자들 중 가장 믿을만한 요한에게 어머니를 모셔달라고 부탁한 데에서도 드러납니다. 어머니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들의 입장에서 어머니를 맡겨드릴 친동기가 없었다는 증거입니다. 


성령의 각별한 보호하심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려니와 마리아의 믿음의 강도와 순도를 짐작하게 해 주는 신비라고 하겠습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도 이 같은 성령의 이끄심을 청해야 할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유혹에 대해서 올곧은 믿음과 함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말해줍니다.


세 번째 파장은 마리아께서 구세주를 낳으신 어머니이시기 때문에 구세주께서 지니신 신성에 따라서 마리아께서도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십니다. 


이러한 논리적 귀결에 따라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도 예수님의 삶을 세상에 드러내야 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천상적 가치를 증거해야 합니다. 땅에서 이미 하늘을 사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복음의 향기를 잃어버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세상은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풍기는 복음의 향기는 내일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을 찾아오게 하는 지도가 됩니다.


네 번째 파장은 오늘 교회가 기리는 성모 승천의 신비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삶은 살아서만이 아니라 죽어서도 빛났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여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지내는 교회가 선포하는 진리도 이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자유자재로 모습을 달리하여 제자들에게 나타나셨고 심지어 동시에 여러 곳에서도 나타나셨으며 나타나셔서는 죽음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양식으로 제자들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셨으며 이를 목격하고 체험한 제자들은 물론 당시 박해자였던 바오로에게조차 생전의 어느 가르침이나 행동보다 강렬한 기운으로 신성을 불어넣어 주셨던 발현 사건들이 바로 이미 승천하셔서 하늘의 존재로 살아가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승천의 현실을 체험한 제자들은 모조리 일생과 목숨을 바칠 믿음으로 무장한 사도로 거룩하게 변화되었습니다.


바로 이 같은 승천의 신비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도 허락하셨습니다. 그래서 마리아의 믿음과 삶을 믿는 이들이 더욱 본받게 하시려고 마리아를 하늘로 불러올리셨으며, 승천하신 마리아께서는 믿는 이들의 마음과 행동과 신앙목표를 천상적으로 승화, 내지 성화시키시는 역할을 수행하고 계십니다. 역사상 여러 번 일어났던 성모 발현 사건들이야말로 승천하여 계시면서 땅의 신자들을 그리스도께로 향한 믿음에로 이끄시는 성모 마리아의 존재와 지향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거룩한 날에 수도자로서 첫 서원을 발하시는 수녀님들께 축하드립니다. 


그 서원들은 예수님께서 세례받은 그리스도인들을 더욱 당신께로 가까이 부르시는 복음적 권고이며 그분의 사도로서 응답해야 할 책임과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를 담은 은총입니다. 순명의 서원은 노예처럼 복종하라는 굴종이 아니라 자유인으로서 하느님을 전하고 복음을 증거하는 책임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장상을 통해 봉헌하는 하느님의 닻과도 같습니다.


청빈의 서원은 물질의 소유와 사용을 거부당하는 빈곤이 아니라 물질에 대한 탐욕과 소비주의에 매이지 않고 창조주께서 애초에 허락하신 섭리대로 물질을 사용하면서 또한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조차 접근할 수 없는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고 나누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서, 하느님의 돛과 같습니다.


정결의 서원은 사랑을 거절하는 독신주의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맡겨주시는 이들을 가족처럼 사랑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서, 하느님의 노와도 같습니다. 하느님의 뜻과 수도회의 카리스마에 대한 장상의 고뇌와 성찰 그리고 결정에 순명의 닻을 내리고, 가난한 이들과 거룩하게 연대하는 청빈의 돛을 올리며, 사랑조차도 이기적 욕망의 도구가 되어가는 이 시대에 봉헌하고 희생하는 사랑의 명예를 아는 정결의 노를 저어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서원생활을 하는 수도자들을 바라보며 기운을 얻는 가톨릭 신자들과 희망을 두는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거룩한 자극을 받는 선의의 모든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도, 믿음을 비춘 복음의 빛이 이 사회와 온 세상에 아름다운 파장의 색깔로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


[필진정보]
이기우 (사도요한) :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명동성당 보좌신부를 3년 지내고 이후 16년간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했다. 저서로는 믿나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행복하여라』 등이 있으며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발간한 『간추리 사회교리』를 일반신자들이 읽기 쉽게 다시 쓴 책 『세상의 빛』으로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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