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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가 - [이신부의 세·빛] 예수님을 믿고 싶으면 성당에 찾아오라?
  • 이기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9-04 17:08:18
  • 수정 2019-09-04 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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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간 수요일 : 콜로 1,1-8; 루카 4,38-44



사람들을 찾아가 말이 아니라 행동과 삶으로 전하는 복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자렛에서 그리 멀지 않은 카파르나움에 가셔서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그곳은 시몬이 장모를 모시고 살고 있던 고장이었는데, 장모가 심한 열에 시달리고 있어서, 사람들이 낫게 해 달라고 청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청하는 대로 시몬의 집에 가서 그 장모의 열병을 낫게 해 주셨습니다. 그랬더니 그 소문이 퍼져서 갖가지 질병을 앓는 이들이 그분께 몰려왔습니다. 그분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오늘 독서는 콜로새 편지의 시작입니다. 테살로니카 편지를 시작으로 여러 통의 편지를 남긴 사도 바오로의 선교여행 길을 추적해 보면, 콜로새는 처음으로 그리스에 진출한 두 번째 선교여행에서 개척한 선교지로서 에페소 근처에 있던 작은 도시였습니다. 이 편지는 테살로니카 편지보다 나중에 썼어도 선교는 먼저 했던 곳이 콜로새였는데, 로마를 제외하고는 모든 선교지가 다 그러했습니다. 이른바 찾아가는 선교입니다. 


예수님과 사도 바오로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선교활동의 특징이라면, 사람들을 찾아가서 말이 아니라 행동과 삶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복음을 전했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더구나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실 정도로 인격적인 접촉을 기본으로 행하셨습니다. 이른바 인격적인 선교입니다. 


찾아가서 인격적으로 만나는 선교활동은 현행 우리네 선교방식과 대조적입니다. 거리를 다니다보면 곳곳에 위치한 성당에 붙어있는 현수막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하십니다.” 성당에 다니고 싶으면, 그래서 예수님을 믿고 싶으면 성당에 찾아오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예비자 교리반에 등록을 하고, 수십 명이 모인 교리실에서 교리서를 중심으로 교리를 진행하곤 하지요. 그렇게 대략 여섯 달 정도 교리를 진행한 후에 간단한 면담과 시험을 보고 세례식이 진행됩니다.


찾아가기보다 찾아오라고 하고, 인격적이기보다 집단적이며, 행동이나 삶으로 하기보다 말과 이론으로 선교한다는 점에서 우리네 선교방식은 성서가 알려주는 선교방식과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새 영세자들에게 인격적인 체험이 태부족하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깨달음은 애시당초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예수님이나 사도 바오로가 복음을 전하던 선교활동에 비해서 우리네 선교활동은 너무 편해보이고 너무 성의가 없어 보입니다. 오늘날 냉담하는 신자들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이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매일 미사를 봉헌하면서도 예수님이나 사도들의 선교활동 게다가 성인성녀들의 행적을 중계방송하듯이 입으로 전하면서도 정작 그분들의 삶이나 활동을 계승하고 본받는 범위는 성당 내에서라는 지리적 범위와 종교활동에 한해서라는 사회적 범위로 한정되어 있는 듯합니다. 복음을 포함한 성경 말씀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우리네 교회 현실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복음을 들어야 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현실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합니다. 또 찾아오는 예비자나 신자의 경우에도 인격적인 체험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네 교회현실에서 예수님의 복음선포 활동이나 사도 바오로의 선교활동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현장성과 인격성 그리고 행동성의 회복이 절실히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아무런 생각 없이 복음과 독서 말씀을 듣지 말고 이를 기준으로 우리의 현실을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물어야 하지요. “우리는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



[필진정보]
이기우 (사도요한) :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명동성당 보좌신부를 3년 지내고 이후 16년간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했다. 저서로는 믿나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행복하여라』 등이 있으며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발간한 『간추리 사회교리』를 일반신자들이 읽기 쉽게 다시 쓴 책 『세상의 빛』으로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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