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은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관용을 바라며 도움을 청하고 있는 우리 이웃이다.
최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가톨릭난민센터’ 개소를 연기한 천주교 의정부교구가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활로를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정부교구 산하 가톨릭난민센터는 동두천에 위치하고 있으며 난민·이주민 가정의 아동·청소년들의 학습을 지원하고 난민 관련 상담을 돕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가톨릭난민센터 건물 완공 후 지난 달 29일에는 의정부교구 이기헌 주교의 주례로 축복식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뒤늦게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이달 9일로 예정되어 있던 개소식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의정부교구 사회사목국은 개소식이 취소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여러 주민들이 치안, 소음, 지역발전에 대한 저해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센터 개소를 반대하여 민원을 제기했다”면서 “이에 동두천시 민원실 주관으로 주민 40여명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의정부교구는 간담회를 통해 센터 설립의 취지를 설명하고 주민들의 경청했다면서 “교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예정되었던 센터 개소를 연기하고 내부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난민들은 심사기간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습니다. 언어소통의 어려움, 자녀교육의 어려움, 경제적인 어려움, 문화차이에서 오는 어려움, 정보부족에서 오는 어려움, 의료적인 어려움 등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을 향한 공적인 지원은 거의 없습니다.
외국인이 난민신청을 할 경우 난민법에 따라 난민심사과정을 진행하는데, 살기위해 낯선 나라에 온 난민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의정부교구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난민신청자들을 환대하고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호소하며 가톨릭난민센터 설립의 취지를 설명했다.
의정부교구는 “우리 사회는 이미 이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었다”면서 “이들은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관용을 바라며 도움을 청하고 있는 우리 이웃이다”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주민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센터 운영을 반대하시는 선주민들의 마음과 우려를 이해하며 그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면서 “아울러 선주민들과 이주민들이 함께 평화롭고 기쁘게 지내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 한겨레 >는 지난 16일, 가톨릭난민센터 개소식 취소 소식을 전하면서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난민센터 간판이 떼어졌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정의당 양주시위원회(양주, 동두천, 연천)는 입장문을 내고 “안타까움과 슬픔”을 전하며 “가톨릭난민센터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이주민과 난민들을 보듬어주고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동두천시청이 나서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