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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걸린 십자가, ‘정교분리’에 어긋나나 - 이탈리아 교육부장관 발언으로 ‘교실 십자가’ 논란 불붙어
  • 강재선
  • jseon@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10-02 14:58:17
  • 수정 2019-10-02 15: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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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신임 교육부 장관 로렌초 피오라몬티(Lorenzo Fioramonti) (사진출처=EN24)


최근 이탈리아 신임 교육부장관이 학교 교실에 걸린 십자가를 떼어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이탈리아 보수정치인들을 비롯해 이탈리아 가톨릭교회가 반발하면서 이탈리아 공립학교 교실에 십자가를 거는 것이 ‘정교분리’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논란이 촉발됐다.


5성 운동(Five Star Movement) 소속의 로렌초 피오라몬티(Lorenzo Fioramonti) 이탈리아 교육부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1일 국영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학교는 비종교적이어야 하며 모든 문화가 표현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면서 자신이라면 “어떤 상징도 걸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두고 이탈리아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이자 전 이탈리아 부총리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는 지방선거 유세연설에서 “(십자가는) 우리 문화이자, 정체성, 우리 역사이기에 모든 의회에 십자가가 걸려있다”며 “누구라도 이에 손대면 문제에 휘말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 산하 < Avvenire >는 이러한 논란을 “무용하고 이미 해결된 논란”으로 일축하고 이탈리아 주교회의 사무처장 스테파노 루소(Stefano Russo) 신부의 발언을 소개했다.


루소 신부는 한 이탈리아 방송에 출연해 학교 교실에 걸린 십자가는 “분열의 상징이 아니다”라면서 “이는 종파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명이자 그리스도교에 깊이 영향을 받은 문화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미 이러한 논란이 이탈리아 정부와 유럽인권법원에서 정교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루소 신부는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교적인 근간이 이탈리아 문명의 핵심에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끼쳤는지를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가 누구인지를 숙고하지 않은 채 근간을 공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탈리아 공립학교 교실 십자가 논쟁은 이미 10여 년 전 이탈리아 한 지방에서 시작해 유럽인권법원에 까지 제소될 만큼 많은 논쟁을 거쳐 온 바 있다. 두 아들의 어머니였던 소일레 라우트시(Soile Lautsi)는 자신의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십자가가 정교분리에 어긋난다며 행정법원과 국가평의회(Consiglio di Stato)에 소를 제기했다.


이외에도 라우트시는 유럽인권법원에도 소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2011년 유럽인권법원 대재판부는 공립학교 교실의 십자가상이 인권조약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던 2009년 하급심의 판결을 뒤집고 최종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제소의 핵심은 이탈리아 공립학교 교실에 십자가를 거는 행위가 유럽인권조약 제1의정서 2조와 유럽인권조약 9조를 위반한다는 것이었다. 제1의정서 2조는 교육권 보장에 관한 내용이고, 9조는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에 관한 조항이다.


하지만 유럽인권법원은 15대 2로 이탈리아 공립학교 교실의 십자가상이 교육권을 침해하거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판결 취지는 십자가상을 통해 공립학교 내에서 가톨릭교회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나 교리 및 여타 종교활동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십자가를 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유럽인권법원은 “벽에 걸린 십자가는 수동적인 상징”이며 따라서 “십자가를 교실에 거는 것은 그리스도교에 대한 강제적인 교육과는 연관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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