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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과연 공론장에서 작동 가능한 신학이 있는가
  • 강재선
  • 등록 2019-10-18 14: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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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는 그리스도교가 가지는 공공성이란 무엇이며, 특히 한국교회가 이러한 공공성을 잃고 사회와 분리된 이유가 무엇인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도시공동체연구소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공개포럼에서는 미국 풀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공공신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창환 교수가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한국교회의 공공성은 적극적인 사회 참여에서 나온다


김창환 교수는 공공신학이라는 개념이 시작된 배경과 신학에서 공공성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가를 개괄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김 교수는 위르겐 하버마스가 말한 공공권(Public Sphere)이라는 개념을 통해 신학 안에도 공공성이라는 개념이 대두되었다고 지적했다. ‘공공권’이란 보편적 참여와 비평적 질의가 가능한 공간의 집합으로서 여기에는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언론, 교육, 시민사회와 같은 분야가 포함될 수 있다.


20세기 공공신학을 연구한 학자들이 교회가 사회와 유리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실천해 사회 변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김 교수는 “교회는 사회에 공헌하고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교회가 빛과 소금, 예언자, 선지자로서 기여한다고 할 때 (자신이) 우월한 입장, 도덕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공공성 회복은 종교와 국가를 동일시하는 신정주의적 태도, 나의 종교만이 올바르다는 식의 폐쇄주의적 태도, 개인의 신앙만을 중시하는 개인주의적 태도에서도 탈피하여 사회와 함께 공동선을 추구할 때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과연 공론장에서 작동 가능한 신학이 있는가


토론 패널로 나선 성석환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는 “한국교회가 과연 공론장에서 작동 가능한 신학을 가지고 있나”라고 질문하며 “공공신학은 공공의 언어에 맞는 방식으로 복음을 이해하고 증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성 교수는 하버마스가 주창한 공공권의 개념이 대한민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적용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구사회에서 부르주아들이 직접 만들어낸 공론장과 달리 대한민국의 경우 일제강점과 군사독재를 겪으며 언제나 “국가주도형 공론장”만이 형성되어 있었다며 “우리 사회가 인식하는 공공성이 바로 이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교회가 공론장, 공공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가 “교회가 권력과 결탁해서 권력이 주도하는 공론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오늘날 시민사회나 종교계가 직접 나서 검찰개혁,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외치는 모습 속에서 “시민사회가 성숙해감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공론장의 변화에서 벗어나 분리되어 있다”며 “공공성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면 민주화, 불의에의 저항과 같은 사회적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근주 교수 역시 “교회가 쓰는 언어라는 것이 세상과 대화하기 어려운 언어”라면서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 사라지니, 일반적인 말로 기독교 복음의 핵심을 말할 수가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포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를 지낸 김영주 목사(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박종근 목사(도시공동체연구소 이사장)를 비롯해 공공신학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시민들 약 40여명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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