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가톨릭교회 사제 2명이 시리아 북동부 카미실리(Qamichli) 지역에서 테러를 당해 사망했다.
카미실리 지역에서 아르메니아인 가톨릭교회 사목을 담당하고 있던 한나 이브라힘(Joseph Hanna Ibrahim) 사제와 그의 아버지 사제는 차로 이동하던 중 매복해있던 IS에 의해 테러를 당했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아들은 응급 후송 중 사망했다. 이들과 함께 동승했던 부제 한 명은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세 성직자는 지난해부터 동방 가톨릭교회 지원협회(l’Œuvre d’Orient)가 후원해온 데이르에조르(Deir ez-Zor) 지역의 재건 현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동방 가톨릭교회 지원협회 관계자는 프랑스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계획은 집, 교회, 상점을 다시 세워 이주민들이 돌아오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며 이러한 테러가 “사전에 계획된 끔찍한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이번 테러와 동시에 카미실리에서는 수녀회가 운영하는 학교, 성당 및 신자가 운영하는 상점을 상대로 3건의 폭탄 테러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이에 따라 이번 테러가 시리아 지역의 가톨릭교회를 상대로 한 종교적 테러의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폭발로 6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프랑스 파리대교구 산하의 동방 가톨릭교회 지원협회 사무총장 파스칼 골니쉬 몬시뇰은 시리아군, 쿠르드 반군 및 터키군이 카미실리 지역의 그리스도교인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며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는 단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동방 가톨릭교회 지원협회 측 역시 공식 SNS를 통해 “쿠르드 당국과 시리아 당국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안전과 더불어 여기에서 쫓겨난 이들의 귀환 가능성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테러는 IS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혔으며, 동방 가톨릭교회 지원협회 역시 “확실히 다에시(DAECH)의 행위”라고 규정했다.
아르메니아 가톨릭교회(Armenian Apostolic Church,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는 로마 가톨릭교회와 달리 교구 신부의 혼인을 허용하고 있으며, 다만 혼인을 하는 경우 주교서품을 받을 수 없다.
한편 시리아 북동부는 터키와 접경 지역으로, 미군과 함께 쿠르드군은 IS 소탕에 큰 기여를 했다. 이후 쿠르드족은 자치정부를 이루고, 국가를 이루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터키측은 쿠르드족의 국가 수립을 방해하고자 IS를 지원하거나 미군 철수 후 곧바로 시리아 북동부 공습을 감행하는 등 적대 행위를 이어왔다.
미군이 철수함에 따라 터키군의 대 쿠르드족 공세를 묵인했다는 비판과 함께, 법적으로는 시리아의 영토인 만큼 쿠르드군을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군까지 가세해 시리아 북동부는 군사적 긴장이 한껏 높아져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