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혁명’은 오늘에도 모든 시민운동의 원동력이다.
우리의 역사 안에는 ‘시민혁명’이라는 굵고 튼튼하고 질긴 동아줄이 있다. 민중 봉기가 혁명으로 승화된 찬란한 역사의 동아줄이다.
이웃 나라 일본은 시민혁명 경험이 없는 나라다. 그것이 우리와 일본의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우리는 임진왜란 때 전국 곳곳에서 의병 활동이 있었다. 애국심의 적극적인 표발이었고 민중항쟁의 기초였다.
민중항쟁 정신은 조선 말 30만 명이 목숨을 바친 ‘동학혁명’으로 역사의 거대한 산봉우리를 만들어냈다. 그 역사는 거대한 동아줄로 승화되어 ‘기미독립만세운동’, ‘4.19혁명’, '부마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시민혁명 의지는 촛불집회로 꽃피어 2017년 ‘촛불혁명’이라는 위대한 또 하나의 현대사를 만들어냈다.
이는 결코 ‘과거완료형’이 아니다. 오늘에도 진행되는 도도한 역사의 숨결이다. 우리 민족은 ‘민족정신’과 ‘기개’를 지닌 민족이다. 또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슬기로운 민족이다.
우리는 오늘도 민주정신과 민중의식, 역사의식과 민족의 슬기를 가슴에 품고, 힘차게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우리 근대 민족사의 쌍두마차
동학혁명은 우리 민족의 보배이며 위대한 산봉우리다. 1789년 7월부터 1794년 7월까지 전개됐던 ‘프랑스 대혁명’과도 비견된다. 동학혁명이 있어 우리 민족은 시민혁명 역사와 저력을 지닌 자랑스러운 민족이 됐다. 동학혁명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기초가 됐고, 오늘날에도 모든 시민운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동학혁명은 ‘현재진행형’의 성격을 띠고 있다. 모든 시민의 의식 속에서 동학혁명의 기운이 알게 모르게 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학농민혁명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2019년 올해는 매우 특별한 해이다.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이 ‘국가기념일’(5월 11일)로 제정된 해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동학혁명을 ‘동학란’으로 배워왔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자각 능력의 작용에 의해 동학란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깨고 ‘동학농민혁명’이라는 가치관을 정립했다.
1894년의 동학농민혁명은 30만 명의 희생자를 내고도 일본의 개입에 의해 실패로 돌아갔지만, 동학농민혁명은 독립운동의 불씨가 됐다. 수많은 동학 선열들이 전국 각지에서 3.1만세운동에 참여했고 이런저런 독립운동에 헌신하며 목숨을 바쳤다. 충남 태안 출신 대표적 민족지사 문양목 선생(남면 몽산리)과 이종일 선생(원북면 반계리)도 동학과 관련을 맺고 있었다.
이렇듯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민족 모든 독립운동의 기초가 됐고 또 견인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므로 동학농민혁명과 민족의 독립운동은 쌍두마치와 같은 특성을 지니게 됐다.
3.1만세운동 100주년인 올해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또 하나의 큰 기념비를 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는 동학 북접(北接)의 기포지이며 내포 지역 동학운동의 중심지였던 우리 고장 태안의 사연 많은 백화산 ‘교장바위’ 아래에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건립 공사가 시작된 기념비적인 해이다. 이로써 우리 고장 태안은 동학농민혁명 고장임을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무척 감사하고 감격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