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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일본 순방 메시지 발표
  • 끌로셰
  • 등록 2019-11-20 16:23:24
  • 수정 2019-11-20 17: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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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 순방을 앞두고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다. 영상 메시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 순방 주제인 ‘모든 생명을 보호하자’라는 구호를 두고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며 “모든 인간의 가치와 존엄을 보호하려는 이러한 본능은 무력 충돌과 같은 평화로운 공존에 대한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일본을 방문하는 두 번째 교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순방은 이번이 4번째로 이전에 한국(2014), 스리랑카/필리핀(2015), 미얀마/방글라데시(2017)를 방문한 바 있다. 


파리외방전교회(MEP) 소속 올리비에 셰가레(Olivier Chegaray) 사제는 한 프랑스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교회가 새로운 숨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셰가레 신부는 특히 “교회제도의 경직성과 창의력 부재, 사회와 교회의 문화적 단절, 평신도 교육 부재” 등을 일본가톨릭교회의 정체 이유로 꼽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본 순방 동안 통역을 담당할 인물은 예수회 사제인 렌조 데 루카(Renzo De Luca) 신부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수회 신학교(Colegio Máximo de San José) 학장을 지낼 때 학생이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현재 데 루카 신부는 일본 예수회 관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Vatican News > 이탈리아어판과의 인터뷰에서 데 루카 신부는 일본의 자살률, 사형제도, 원폭 문제 등이 이번 순방 주제들이라고 설명하며 “일본 국민들이 더욱 넓은 국제환경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순방 일정 가운데서 24일 나가사키와 히로시마 방문 때 원폭 피해 생존자들에게 헌화를 받는다. 이 날 나가사키 원폭 낙하 중심지와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원폭 돔) 방문 후에는 핵무기 및 평화에 관한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이 연설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25일 아침에는 도쿄로 돌아가 3개 재앙(2011년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및 이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연설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 연설 역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을 위로함과 더불어, 교황은 방사능 유출 등 태평양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과 원자력 에너지 개발의 위험성을 강조할 전망이다. 


전 오사카 대학 교수이자 기자인 케빈 래퍼티(Kevin Rafferty)는 일본이 핵무기 폐기에 앞장설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아베 정부가 UN에서 발의되어 79개국이 서명하고 33개국이 비준한 핵무기 금지조약(Nuclear Weapon Ban Treaty, TPNW)에 가입하기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래퍼티는 일본이 타이완, 한국 등을 강점했다는 동아시아의 역사를 지적하며 아베 총리가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군비를 갖추려고 하는 지정학적 사실을 짚었다.


래퍼티는 아베가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A급 전범이자 아베의 외조부인 노부스케 키시에게 참배를 했다는 사실, 아베가 특별고문으로 있으며 아베 내각의 절대다수, 전체 국회의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극우정치조직 ‘일본의회’(日本会議) 구성원들이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의 ‘위안부’ 문제 등과 같이 명확히 확인된 일본의 전쟁범죄가 가짜뉴스라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가톨릭매체 < Crux >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본 순방 핵심을 짚으며 평화와 관련해 “일본국 헌법 제9조는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희구하며 국권의 발동인 전쟁을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아베 총리는 현재 재무장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 AP >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본 순방을 앞두고 태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동안 중국, 타이완 그리고 홍콩 영공을 지날 것이라는 사실과 함께 “일반적인 교황 의전 일부로 각 지도자들에게 전보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홍콩 민주화 시위 문제와 바티칸의 대중국 관계 문제를 언급하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직까지 홍콩 민주화시위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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