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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차별로 생을 마감한 영혼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
  • 문미정
  • 등록 2020-01-10 16: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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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주축이 되어 성소수자 가족을 지지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 성소수자 부모모임 >(이하 부모모임)이 9회 이돈명인권상을 수상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활동을 두고 “단지 자신들의 자녀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온갖 혐오와 차별을 막는데 도움을 주었고 인권의 보편성에 우리 공동체가 귀 기울이도록 했다”며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부모모임 홍정선 (세실리아) 대표는 “성소수자 부모들과 그 자녀들에게 자긍심을 북돋아주는 큰 힘이 될 것 같아 이 상의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정선 대표는 한국 사회에 있는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무관심과 차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들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고 말했다. 


자녀가 성소수자인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가기만을 바란다.


부모모임이 출연한 < KBS 거리의 만찬-오버 더 레인보우 > 이 PD들이 뽑은 작품상, 방송통신심의원회 작품상을 받고 < EBS 다큐프라임-부모와 다른 아이들 >은 ebs방송대상을 받았다며, 그동안 미디어에서 성소수자들을 찬반의 대상으로 비춰지는 것이 잘못이란 것을 깨닫고 성소수자를 제대로 알려주는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도 어디선가는 차별과 혐오가 무서워서 "벽장 안에 갇혀 한 발자국도 나올 수 없는 성소수자가 많다”고 강조했다. 


홍정선 대표는 “부모모임은 혐오와 차별이 두려워서, 그 고통이 힘들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영혼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며 “정치인들이, 교회가, 우리 부모가 그들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 


성소수자 여러분, 여러분들의 지금 모습 그대로를 지지하고 사랑합니다. 


홍 대표는 “부모모임은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때까지, 모든 사람이 평등해질 때까지 성소수자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 활동가 소주가 축하인사를 전했다. 소주는 “저는 한때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고, 저희 어머니는 여전히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항상 기도하고 노력하시는 가톨릭 신자”라고 밝혔다. 


자신의 성정체성이 죄이자 병이라고 했던 성직자들이 있어서 신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도 눈물로 매일 밤을 지새웠기 때문에 부모모임의 수상이 자신에게 감동이자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성소수자부모모임이 상을 수상했다는 것을 넘어 천주교가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는지에 대해 다시 볼 수 있고 기대하게 한다는 점에서 더 크다고 생각된다”며 성소수자부모모임의 수상을 축하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인권상’은 인권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한국 사회 1세대 인권변호사인 이돈명 변호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2년에 제정됐다. 지난해에는 < 선거연령하향 청소년행동단 >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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