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0년 춘계 정기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주한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17일 정기총회 연설에서 ‘성직자와 평신도의 지속 양성’, ‘정치 생활’, ‘중국 교회와의 교류’를 강조하며 함께 성찰해보자고 청했다.
먼저, 성직자와 평신도의 지속 양성은 교회 생활에서 관심을 가지고 강조해 온 사안들 중 하나다.
슈에레브 교황대사는 새 『사제 양성의 기본 지침』(Ratio Fundamentalis Institutionis Sacerdotalis)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사회 변화들이 제기하는 도전을 통해 사제들은 성숙한 신앙과 영적이고 인간적인 삶의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신뢰할만한 증언을 할 준비를 갖추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직자 지속 교육에 더해 “평신도 양성을 강조하고자 한다”면서 “어른 교리 교육 모임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 있게 살펴보게 된다”고 말했다. 과거 가톨릭 세대들은 자녀들에게 그리스도 신앙을 전수했지만 오늘날에는 적절한 양성이 부족해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를 통해 새로운 복음화가 시작됐고 이 복음화에는 재복음화가 필요한 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체계적·지속적인 교리 교육을 통해 신자들은 그리스도 신앙의 풍요로움을 재발견하고 사목과 전례 활동에서 사제들의 능동적인 협력자가 된다는 것이다.
“평신도들의 신학적 양성과 사목적 쇄신을 위한 한국 교회의 프로그램들은 주목할 만하다”며 “사랑하는 목자 여러분께서는 여러분 교구의 모든 본당에서 이와 같은 교리 교육 과정들이 운영되도록 감독하라고 부름받았다”고 일깨웠다.
사회생활과 정치 생활의 윤리를 가르치는 일은 교회의 역할을 부적절하게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의 탁월한 형태다.
슈에레브 교황대사는 “한국은 정의와 연대와 평화를 바탕으로 더욱더 내적인 안정을 찾아가는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와 경제교류도 재개될 조짐이 보인다”면서 정치 생활의 윤리를 가르치는 일은 사랑의 탁월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나라의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국민적 열망에 동참하는 일은 교회의 사명에 없어서는 안 될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화해라는 주제에 관해 미묘한 입장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면서, 이런 때에 “화해의 여정에는 인내와 신뢰가 필요합니다. 평화를 희망하지 않으면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 형제적 만남의 문화는 갈등의 문화를 타파합니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지침으로 삼자고 청했다.
국가 보건 위기 상황 가운데 채택하신 시의적절한 예방책에 찬사를 드린다.
슈에레브 교황대사는 “중국 가톨릭 공동체의 사목자들과 그 신자들이, 가톨릭교회가 그들 곁에서 공동체적 사랑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느껴 마침내 온전한 교회적 일치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지역 교회가 중국에 보내 준 원조와, 여러분이 다른 교구에서 발생한 환자들에게 건네 준 따뜻한 도움의 손길에 감사드린다”면서, “국가 보건 위기 상황에 대처하고 있는 당국에 여러분들이 충실히 협력하는 가운데 채택하신 시의적절한 예방책에도 찬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춘계 정기총회에서는 ▲2021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희년 선포’와 ‘전대사 수여’에 관한 논의 ▲‘로레토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선택 기념일’ 전례문 심의 ▲노인 사목 분과 설치에 관한 논의 등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