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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교구서 코로나19로 일주일에 사제 6명 사망
  • 강재선
  • 등록 2020-03-18 18:15:06
  • 수정 2020-03-18 18: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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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가모 산 조르조 오니산티 성당에 임시 안치된 시신(사진출처=tpi.it)


이탈리아는 코로나19(COVID-19)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전국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 가톨릭교구에서는 일주일 사이에 6명의 사제가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이탈리아 TV 채널 < Rai News 24 >와의 인터뷰에서 베르가모(Bergamo) 교구장 프란체스코 베스키(Francesco Beschi) 주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제들 중 6명이 사망했고, 14명이 입원 치료 중에 있다고 밝혔다.


베르가모 교구의 코로나19 사태를 보도한 프랑스 일간지에 따르면, 사망한 사제들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70대 이상의 고령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키 주교는 이외에도 확진 판정을 받은 사제들 중 20명은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했다고 덧붙였다. 


사제가 병자성사 줄 수 없는 상황세례 받은 누구라도 병자에게 성사 줄 수 있어야


베스키 주교는 지난 16일 이탈리아 주교회의 산하 < Radio InBlu >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이번 주에 사망한 사제의 숫자와 심각한 상태에 처한 사제의 숫자가 급증했다. 우리는 고통을 함께 하며 죽음의 순간에도 공동체와 떨어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신중해야 한다. (코로나19에) 무관심했던 우리가 이제야 이를 더 잘 인식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됐으니 이러한 공감이 앞으로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스키 주교는 지난 14일 ‘고해, 영성체, 축복을 할 수 없는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는 < Vatican News >의 질문에 “교회는 만약 성사적으로 죄를 고백하겠다는 의도가 있으면 이미 하느님의 용서를 받았다고 가르치는 만큼 나는 신자들에게 이렇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베스키 주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사제가 찾아가 병자성사를 줄 수 없는 “신중한” 상황에서 세례 받은 이라면 누구나 병자에게 축복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정에서 조부모나 부모가 자녀들에게 축복을 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례 받은 이가 아픈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징표(segno christo)를 줄 수는 없을까?”라며 “우리는 이와 같은 내용을, 상황이 매우 예민한 요양원이나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인들에게 제안하거나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르가모지역 사망자 급증, 병원 영안실 모자라 성당에 임시 안치하기도


지난 12일부터 베르가모 지역에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시립 병원과 묘역의 영안실이 포화상태가 되었고 이에 따라 화장을 기다리는 시신을 성당에 임시로 안치해두기도 했다. < Vatican News >에 따르면 성당으로 매일 40여구의 시신이 들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베스키 주교는 베르가모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격리 상태에 놓인 의료인들이 2차 감염의 위험으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구 신학교 50여개의 방을 내어주었다. 


베르가모는 16,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며 최다 확진 지역이 된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주(Lombardia)에 속한 도시다. 


이탈리아 보건부가 발표한 17일 자료를 기준으로 베르가모 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993명이고, 이는 전일 대비 233명이 증가한 수치다. 베르가모 지역 신문 < L'Eco di Bergamo >의 1-2면 정도의 부고란이 코로나19로 인해 10개 지면으로 대폭 늘어나기도 했다. 


이탈리아 대표 일간지 < La Repubblica > 16일 보도에 따르면 베르가모에서는 일주일 만에 코로나19로 인해 385명이 사망했다.


이탈리아 보건부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기준으로 총 확진자 수는 31,506명으로 이 가운데 사망자는 2,503명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11일부터 확진자가 하루에 최소 2,000명 이상 늘어나 불과 일주일 만에 확진자 수가 16,000명 가까이 급증했다. 


⑴ 병자성사 : 가톨릭 교회의 일곱 성사 가운데 하나. 병자나 죽을 위험에 있는 환자가 받는 성사. 환자가 고통을 덜고 구원을 얻도록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는 성사이다. 사제가 전례서에 규정된 기도문을 외우면서 병자 성유를 바르는 예절로 진행한다. (천주교용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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