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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우리 시대 포괄적 복음”
  • 문미정
  • 등록 2020-07-21 17:41:29
  • 수정 2020-07-21 1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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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발의된 가운데,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들이 차별금지법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치권의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일부 근본주의 그리스도인들이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라는 차별 사유 조항을 두고 반발하는데 이들의 반대가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하면 잡아간다’와 같은 가짜뉴스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평등법이 지향하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호도하며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는 그들은 그리스도교를 대표하지도 대변하지도 못합니다. 


일부 근본주의 그리스도인들은 다양성을 부정하며 다르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정죄하고 혐오하면서 그 이유를 성경 말씀에서 찾는다. 하지만 관습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며 성경의 관습적 조항 대부분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유독 특정 조항만 문자적으로 취해 절대화한다고 비판했다. 


소돔이 멸망한 것은 동성애 때문이 아니라 타자에 대한 적대와 폭력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은 “예수는 유대 사회가 율법을 이유로 차별하고 배제한 사회적 소수자의 ‘친구’가 됐다”면서 “유대사회 주변부인 나사렛 출신 ‘비정규직’ 소작농이며 ‘비혼’ 청년이었던 예수도 소수자였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보다 먼저 소수자를 환대해야 하는데 “부끄럽게도 소수자 인권을 가로막아온 대표 세력이 우리 중 일부 근본주의 교회들”이라고 토로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하나입니다. 일부 교회의 잘못은 전체 교회의 잘못입니다. 근본주의 그리스도인의 소수자 차별과 혐오를 막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이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은 그 누구도 주님의 은혜로부터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우리 시대의 ‘포괄적 복음’”이라고 강조했다.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은 더 이상 유예될 수 없다는 것이 오늘의 시대정신이며 사회적 합의라면서,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일은 ‘차별금지법/평등법 이후’의 새로운 선교를 위한 신학적 관점과 목회적 대안을 보다 능동적, 창의적으로 탐구하고 성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별금지법/평등법이 제정될 때 한국교회는 ‘걸림돌’이었는가 ‘디딤돌’이었는가?


이들은 이번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 과정에서 그리스도인이 취하는 입장이 최종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훗날 차별과 혐오로부터 자유로워진 소수자들이 부끄러워하는 교회가 아니라 고마워하는 교회가 될 마지막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고 전했다. 


국회의원들에게 지금 바로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위한 법 절차를 시작할 것을 호소하며 시민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진정성 있는 반대를 위해서라도 이 법안이 무엇인지, 교회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주체적으로 공부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일부 근본주의 집단의 원색적인 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대한 침묵은 중립이 아닌 동조일 수 있으며,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불의와 불평등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역사 퇴행적 집단으로 몰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에는 2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대한성공회길찾는교회, 무지개예수 등 80개 단체가 함께했다. 각 개인과 단체는 이 성명에 참여할 수 있다. 


국회의원 여러분, 흔들리지 마십시오.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을 열망하는 시민과 그리스도인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여러분, 길을 잃지 마십시오. 차별과 혐오가 아닌 환대와 사랑만이 우리의 길입니다.


우리 모두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위한 한 걸음을 용기 있게 내딛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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