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횡령과 성범죄 혐의로 교황청으로부터 성무 집행을 정지당하고 교구장직에서 사퇴한 미국 서버지니아 주 휠링 찰스턴 교구(Wheeling Charleston) 전 주교가 자신의 횡령 혐의를 인정하고 확인된 금액을 반환했다.
현 휠링 찰스턴 교구장 마크 브래넌(Mark Brennan) 주교는 지난 20일, 교황청 주교성으로부터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교구장 마이클 브랜스필드(Michael Bransfield) 주교에 관한 처분 내용을 공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7월 주 미국 교황청 대사관을 통해 휠링 찰스턴 교구의 상위 교구인 발티모어 관구장 주교 윌리엄 로리 대주교를 휠링 찰스턴 교구 교구장서리로 임명하고, 브랜스필드 주교의 성범죄 및 횡령 혐의에 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와 함께 교황은 브랜스필드 주교에게 교구 지역에서 퇴거할 것, 성무 집행을 중지할 것 그리고 “자신이 행한 피해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스스로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브래넌 주교는 브랜스필드 주교가 교구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교구 재원에서 횡령한 441,000달러(한화 약 5억 원)를 반납했다고 밝혔다.
브래넌 주교는 브랜스필드 주교로부터 환수한 44만 달러와 브랜스필드 주교가 교구 재원으로 구매한 이전 주거지를 매각하여 피해자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불법적인 행위가 드러나면서 사퇴하게 된 브랜스필드 주교의 은퇴생활을 두고서는 미국 주교회의에서 권장하는 은퇴주교 연금액인 2,250달러 이외에 비서, 차량, 여행 등 어떠한 지원도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이는 미국 주교회의 지침에 따라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지 않은 전임자에게 추가적인 이득을 축소시키고 없애기 위한 현 교구장의 재량”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주교들의 은퇴 연금은 통상 매달 6,200달러인 반면 기타 지원이 없다는 점에서 브랜스필드 주교의 연금은 통상 금액의 1/3에 그쳤다.
브랜스필드 주교의 공개 사과 서한은 같은 날 교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었다. 서한에서 브랜스필드 주교는 “교구장 임기 동안 내가 한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추문이나 소란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특정 발언이나 행동으로 일부 사제와 신학생들이 성적으로 침해받았다는 고발이 있어왔다. 내 의도는 아니었으나 내 말과 행동이 그렇게 느끼게 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브랜스필드 주교의 피해자 중 한 명이 지역 매체 < The Intelligencer >에 입장문을 보내 “부적절하고 불만족스럽다”고 비판했다.
특히 피해자는 브랜스필드 주교의 사과 서한에서 주교가 자기 행동에 관해 ‘나의 탓으로 여겨지는’(attributed to)이나 ‘만약’(ifs)라는 표현을 사용해 진심으로 자기 행동을 인정하고 반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