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사회 성소수자 부모들에게 “여러분의 자녀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교회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며 성소수자와 그 가족들을 격려해 화제다.
지난 16일, 교황은 이탈리아 가톨릭 성소수자 부모 단체 ‘요나단의 장막(Tenda di Gionata)’부대표 마라 그라시(Mara Grassi)와 만나 교회는 성소수자를 있는 그대로 포용한다고 이야기했다.
요나단의 장막은 성소수자 그리스도인, 성소수자 가정 및 사목 관련자들에게 관련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이탈리아 단체다.
이날 그라시 대표는 남편과 함께 교황청을 찾아 성소수자 부모들이 교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담은 소책자 ‘행복한 부모들(Genitori Fortunati)’과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다’(1요한 4, 18)는 문구가 새겨진 무지개색 스카프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했다.
그라시 대표는 이탈리아 가톨릭주교회의 산하 매체 < Avvenire >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단체의 목표는 교회와 성소수자 가정 사이에 대화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자녀들에게서 하느님의 아름다움과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찾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라시 대표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우리는 교회와 다리를 놓아 교회 역시 우리 아이들을 보는 방식을 달리하여 더 이상 이들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유심히 이야기를 들은 후 “교회는 이들(성소수자)을 깊이 사랑하기에 이들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 La Repubblica >와의 인터뷰에서 그라시 대표는 교황에게 “환영받지 못해 교회를 떠난” 자신의 자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교황은 “교회는 여러분의 자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라시 대표는 자신의 장남이 성소수자인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수년간 나는 장님과도 같았다. 내 아들이 성소수자란 것을 알고 난 뒤에 나는 교회의 규칙으로 인해 아들이 하느님의 사랑에서 배제되었다고 생각했기에 많은 고통이 있었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라시 대표는 이탈리아 한 교회에서 열린 성소수자 혐오 반대 기도회에서 다른 성소수자 부모들을 만나 “신앙과 동성애는 반대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는 아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야기에 교황은 “여러분의 자녀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하느님께서는 있는 그대로 이들을 사랑하신다”며 그라시 대표가 교회도 그래야한다고 당부하자 “교회도 있는 그대로 자녀들을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소수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이어왔다. 2013년 7월 세계청년대회에서 돌아오는 기내 기자회견에서 “어떤 사람이 성소수자이고 선의로 주님을 찾는다면, 내가 누구라고 그를 판단하겠는가?”라고 말했다. 2019년 말에는 '동성애 차별은 나치즘 행위와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2018년 8월 한 기내 기자회견에서는 성소수자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신의학도 필요하다’는 어조의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기내 기자회견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핵심적으로 말한 내용은 “나라면 아이의 아버지에게 기도하라고, 자녀를 비난하지 말고 대화하며, 이해하고 자녀에게 여유를 주어 자녀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하라고 말하겠다. 침묵은 해결책이 아니다. 동성애적 성향을 가진 자녀를 무시하는 것은 부모의 결점이다. ‘너는 있는 그대로 내 아들, 내 딸이다. 나는 네 엄마, 아빠다’ 이렇게 이야기 해보자”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