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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가톨릭, 이슬람교 풍자에 “존중 없이 진정한 자유 없어” - “존중과 형제애로 다시 시작하면 어떨까”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1-09 13:18:59
  • 수정 2020-11-09 13: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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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AN-MATTHIEU GAUTIER/CIRIC


프랑스 일간지의 강도 높은 이슬람교 풍자에 대해 프랑스 가톨릭주교회의가 이슬람교도 존중받아야 할 종교이자 문화이며 “신앙인들은 도발적인 풍자에 의해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가톨릭교회는, 이슬람교를 가장한 이념인 ‘이슬람주의’(Islamism)와 거기서 비롯되는 폭력을 강력하게 규탄하면서도 동시에 이웃 종교를 향한 여러 형태의 폭력이 신앙인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극단적 테러 행위의 주요 동기로 지목되는 프랑스 월간지 < Charlie Hebdo >의 강도 높은 이슬람교 풍자는 표현의 자유와 신앙을 포함하는 양심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논쟁이 있었다.


당연히 종교라는 미명 하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지만 과연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가진 신앙을 어떤 한계 없이 무제한적으로 비판해도 되냐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프랑스 여론은 ‘나도 샤를리다’(Je suis Charlie), ‘우리도 교사다’(Je suis prof)라는 문구와 함께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며 표현의 자유를 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 가톨릭주교회의(CEF)는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 테러 희생자 국가추모식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주교회의 춘계총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회 회칙 『모든형제들』과 그 근간이 된 이슬람교와의 공동성명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를 토대로 이번 테러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프랑스인들에게 모든 종교에 대한 “존중”과 “형제애”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 주교회의는 “존중과 형제애로 다시 시작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하며 “자유는 빈틈 없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말이, 표현의 자유가 타인에 대해 전혀 신중할 필요가 없으며 토론과 대화의 필요성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인가?”라고 질문했다.


주교회의는 “신앙인들도 다른 모든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모욕, 불평 뿐만 아니라 도발적인 풍자에 의해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 존중의 문제를 법을 통한 규제의 문제로 풀어내기 보다는 “각자가 자기 양심에 따라 존중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형제애(우애)는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이다. 우리가 행사하는 자유는 형제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개인이자 체제로서 행동하는 가운데 형제애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우리 체제와 개인이 어떻게 형제애를 전파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때”라며 이러한 숙고는 일부의 문제가 아닌 “우리 각자의,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무슬림평의회(CFCM) 의장 무하메드 무사위(Mohammed Moussaoui)는 프랑스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 학교에서 이슬람교 풍자와 같은 자료를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무사위는 “(이슬람교 풍자 자료를 사용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설명하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다른 방법도 있다”며 표현의 자유가 행사되는 맥락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것이냐’는 논란이 일자 무사위 의장은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입장과 테러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함을 분명히 하고, 이슬람교도 하나의 종교로서 존중받아야 할 대상임을 강조했다.


무사위 의장은 “테러리스트와 프랑스가 겪고 있는 위험에 맞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애착은 끊임없이 우애 정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이슬람교를 대변하는 무사위 의장은 무슬림들에게 그러한 그림을 “무시하라”고 권고하면서도 “프랑스 무슬림 신자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풍자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고, 그에 대해 비판적일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풍자의 자유는 다른 모든 자유와 마찬가지로 절대적이지 않다”며 “모든 자유들과 마찬가지로 풍자의 자유 역시 우리의 법치 국가를 보장하는 체제가 정한 규제에 귀속된다. 내가 자유 자체를 문제 삼거나 자유에 특정 규제를 부여하라고 호소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니스 지역 일간지와 프랑스 일간지 < La Croix >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 테러로 사망한 성당 관리장과 신자들의 가족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엘리제궁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공격 받은 것은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라며 “민족 간의 불화를 퍼트리고 인간 형제애를 깨트리려는 혐오의 이념을 가진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들에 맞서 우리가 이러한 자유를 지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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