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정년이 된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의 교구장직 사임을 수리하고, 신임 교구장에 김주영 사제(50)를 임명했다. 21일 발표된 이번 인사로 김주영 사제는 최초의 춘천교구 출신 교구장이 되었다.
교구장직에서 은퇴한 김운회 주교(76)는 1973년 서울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2002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되었다. 이후 2010년부터는 춘천교구장 겸 함흥교구장 서리로 활동하며 주교 임기 초반 10년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해왔다. 현재는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이사장직을 역임 중이다.
신임교구장으로 임명된 김주영 사제는 1970년 생으로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공부하고(1993-1998), 1998년 춘천교구에서 사제서품을 받았다.
김주영 사제는 춘천교구 주문진, 임당동, 죽림동 보좌신부로 봉직한 후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교회사를 공부(2001-2006)했다. 귀국 이후에도 김 사제는 소양로, 스무숲 본당 주임사제로 사목을 펼쳐왔다.
김주영 사제는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춘천교구 교육국장(2006-2007)을 역임하고, 2006년부터 현재까지 교구 교회사연구소 소장으로서 활동해왔다. 이외에도 2015년부터는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총무로 활동하면서 김운회 주교와 함께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올해 2월부터는 춘천교구 사목국장직을 맡고 있다.
김운회 주교는 이번 신임 교구장 임명 소식을 교구민들에게 전하는 서한에서 “80여년이라는 교구 역사 안에서 처음으로 교구 출신 신부님께서 교구장 주교가 되셨다”며 “우리 교구의 역사와 현재, 나아갈 길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신 분으로서 교구장직을 겸손하고도 충실하게 수행하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주교는 이번 신임 교구장 임명을 “새로운 시간”이라고 표현하며 “이 새로운 시간에 함께해달라”고 교구민들에게 청했다.
21일 춘천교구청에서는 김운회 주교 및 총대리 김광근 사제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 일부와 동창사제 대표, 평신도협회장과 교구여성연합회장 등 소수만이 참여한 ‘새 주교 임명 발표와 감사미사’가 봉헌되었다.
이날 함께 미사를 집전한 김주영 주교 임명자는 “살기 좋은 춘천교구는 아름다운 산과 맑은 강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라며 “하느님의 부당한 종으로서 가톨릭교회의 신앙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지키며, 지역민들과 함께 신명나는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지혜와 도움을 청합니다. 특별히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지역사회와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는데 헌신하겠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김주영 사제의 주교서품식 일자와 착좌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70년생인 김주영 사제가 정식으로 주교서품을 받게 되면 현직 주교들 중에서는 최연소 주교로 활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