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 협정) 채택 5주년을 맞아 교황청과 바티칸시국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파리 협정은 2015년 12월 12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협약으로,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아래로 유지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방안 등이 담겨있다.
파리 협정 5주년을 기념하여 UN, 영국, 프랑스가 주최한 ‘2020 기후 정상회담’(Climate Ambition Summit)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50년까지 교황청과 바티칸시국이 “넷제로”에 도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국제사회에 인공적인 탄소배출량의 급감이 시급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메시지에서,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로 드러난 환경, 윤리, 사회, 경제, 정치 문제들이 “가난한 이들과 약자들의 삶에 특히 영향을 주고 있다”며 “팬데믹과 기후변화는, 모두 함께 연대하는 참여를 통해 인간 존엄과 공동선을 중심에 두는 ‘돌봄의 문화’를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자원 절약을 비롯한 에너지효율성 재고와 지속가능한 이동수단 개발, 재식림화 및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를 더욱 강화함으로서 “바티칸시국은 지금부터 2050년까지 순배출량을 0으로 감소시킬 책무를 진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은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위해 교황청과 바티칸시국에 태양광 패널, 태양열 냉방 체계를 설치하고 친환경 에너지를 늘리는 방식으로 화력발전소와 화력발전 시스템을 재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 발표 5주년을 맞아 공개한 문건에서도 교황청 건물 LED 교체, 자연광에 따라 조절되는 전등 센서 및 자동 점등 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태양광 패널로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 비용을 70-80% 가량 줄였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한편으로 “교황청은 통합적 생태에 관한 교육을 장려할 책무를 진다”고 선언하며 탄소감축과 같은 “정치적, 기술적 조치들에는 형제애와 인간과 환경의 조화를 중심으로 한 개발·지속가능성 모델이 우선시 되는 학습과정이 연계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 예시로 지난 10월 15일 발표된, 전세계 가톨릭계 학교에 기후변화 해결을 비롯한 친생태적 교육을 권고한 세계교육조약(Global Compact on Education)과 신진 경제학자, 청년 사업가 및 금융 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프란치스코의 경제(EoF) 포럼을 들었다.
뱃머리를 틀 때가 왔다. 새 세대에게서 더 나은 미래라는 희망을 앗아가지 말자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안토니오 구테레스(Antonio Guterres) 유엔사무총장은 여러 국가들이 세운 목표가 “충분치 않았고, 준수되지도 않았다”며 “지금부터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전세계 탄소배출량을 45% 감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아일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기후당사국총회(COP26)를 1년 앞두고 구테레스 사무총장은 각국에 “야심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유럽은 기존 199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감축하겠다는 안에서 더 나아가 배출량을 최소 55% 감축하겠다고 발표하고, 지난 12일 유럽 27개국이 이에 합의했다.
중국과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설 미국 역시 각각 2060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탄소감축을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도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8%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교황은 지난 10월에도 생태위기 ‘카운트다운’ 테드(TED) 강연에서 “우리는 선택에 기로에 섰다”며 “시급히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대한민국은 지난 9월 24일 입법부에서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행정부 차원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공식적으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