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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추기경, “태아 세포 활용한 백신 사용해도 된다”
  • 끌로셰
  • 등록 2020-12-18 14:48:55
  • 수정 2020-12-28 01: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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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임받는 에스키벨 추기경(사진출처=Vatican Media)



최근 서임된 멕시코 신임 추기경이 임신중절 태아 세포를 활용한 백신 사용을 두고,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시급한 만큼 이를 “양심적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 Science >는 지난 6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데 사용된 인간 태아 세포(cells derived from human fetuses)를 두고 북미 가톨릭교회 주교들이 반대 의견을 냈다는 사실을 보도한바 있다. 


이에 동참한 주교들은 “미국인들이 윤리적으로 생산된 백신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치명적인 세균을 막아주는 백신을 맞을지, 자기 양심을 저버릴지를 선택하는 상황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며 배아세포를 이용한 백신에 대한 거부 입장을 내고 다른 방식의 백신 개발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의학계에서는 매우 흔한 백신 개발 방식이다. 백신 분야에서는 1960년대부터 임신중절된 태아의 신장 세포를 배양하여 형성하거나 변형한 세포주들을 이용해 풍진, 수두, A형 간염, 대상포진 등의 백신을 개발해왔다. 대표적으로 1973년 네덜란드에서 낙태된 태아의 신장 조직에서 추출한 HEK-293이 가장 대표적이다. 


실제로 얀센(존슨앤존슨),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나카 백신은 코로나19 표면에 위치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전달하는 전달체를 만들기 위해 HEK-293을 사용했다. 이렇게 형성된 세균은 복제 기능이 무력화(Replication-deficient)된 아데노바이러스(Ad)로, 침팬지에게 감기를 일으키나 인체에는 무해한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으며 이전에도 여러 독감 백신의 전달체로 활용된 바 있다.


의학계에서는 윤리적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십년 전 형성된 HEK-293, PER.C6, MRC-5과 같은 태아 세포주들을 활용해서만 항체 치료제를 만들어왔다. 


이에 멕시코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San Cristobal de Las Casas) 전 교구장 아리스멘디 에스키벨(Felipe Arizmendi Esquivel, 80) 추기경은 “낙태 태아를 이용한 백신”이라는 단상을 공개했다.


에스키벨 추기경은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사용할 수 있는가? 이러한 백신으로 하여금 우리는 낙태를 조장하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에스키벨 추기경은 교황청 문건들을 인용하며 “우리가 코로나19 감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백신이 오래전 낙태된 태아에서 얻은 세포의 산물인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백신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행위는 “악, 낙태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제일의 선 중 하나인 생명을 돌보는 일”이라며 “이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당방위다. 다른 사용 가능한 백신이 없는한 나도 이 백신을 맞는데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에게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백신들의 기술적인 특징으로 인해 우리는 오늘날 이 백신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의도적 낙태 사이에 도덕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배제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의학적으로 권장되는 모든 백신은 사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백신의 사용은 의도적 낙태에 협조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 도덕적인 의미에서 악은 행동에 있는 것이지 어떤 대상이나 물질 그 자체에 있지 않다” (백신 사용에 관한 지적, 교황청 생명학술원, 2017)


한편 최근 SNS 상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낙태아의 세포가 들어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 AFP >는 이에 관한 팩트체크 기사를 내어 "HEK-293은 백신 개발과 테스트 중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부착시키는데 필요한) 약화된 바이러스를 배양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복제된 세포주"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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