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더디지만
우리가 원하는 날
모두가 꿈처럼 여기는 날
자식들은 이렇게 살기를 바랐던 날
이 날은 더디지만 끝내 온다
법을 만든 자들이 법을 무시하고
법을 집행하는 자들이 법 뒤에 숨으며
법을 응용하고 변형하고 분해시키는
쑥대머리 같은 세상
그 쑥대머리들이 편 가르고 짝짓고
웃을 일에 울고
울 일에 박장대소하던
그 거짓과 어두움과 병듦을 몰아낼
이 날은 더디지만 끝내 온다
불면 꺼지리라던 촛불 속에서
시린 두 손 호호 불던 입김 속에서
깨어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동자 속에서
새로운 세상과 올곧은 나라의 춤이 일렁인다
편 가름과 통곡과 한숨으로
비록 남루해 질대로 남루해 졌지만
어둠속에 감추어 놓은 희망이라는 어둑새벽의 길
그 길로 가는 이 날은 더디지만 끝내 온다
자랑스럽고
건강하고
행복한
그래, 이 날은 더디지만 분명히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