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가난한 이들의 먹거리를 책임지기 위해 오는 22일 옛 계성여고 자리에 무료식당 ‘명동밥집’ 문을 연다. 본격적인 밥집 운영에 앞서 지난 6일부터는 도시락을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서울대교구 산하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운영하는 어려운 이들을 위한 무료식당 ‘명동밥집’은 그 핵심가치로 “자비를 중심으로 모든 사람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인 ‘밥’, 생명과 사랑을 나누며 동시에 하느님을 선포하는 ‘복음선포’, 지원을 통해 외적인 자립을 돕는 ‘자활’, 함께 살아가며 서로 지지하는 ‘공동체’, 교회와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누룩’”을 꼽았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지난해 8월부터 명동밥집 개업을 준비했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일주일에 한번씩 종로, 종각, 서울시청, 을지로, 남대문 일대 노숙인들에게 간식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
지난 6일부터는 매주 수, 금, 일요일 오후 3시에 옛 계성여중고 운동장에서 약 150인 분의 도시락을 나누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 되는대로 명동밥집은 옛 계성여중고 터에 위치한 밥집 건물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 도움이 필요한 누구나 자유롭게 식사할 수 있도록 문을 연다.
이외에도 명동밥집은 긴급 의료와 물품 지원, 목욕 및 이미용, 심리상담 지원 등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이들과 동행할 예정이다.
서울대교구는 본래 지난해 11월 15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에 맞추어 명동밥집 개소식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방역지침에 따라 행사는 자연스럽게 연기되었다.
명동밥집에는 460여 명의 조리, 배식 봉사자가 함께 하기를 약속하고, 개인과 단체 등 1천 2백명 이상의 후원자가 성금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0년 제4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의 주제로 ‘가난한 이에게 네 손길을 뻗어라’(집회 7, 32)를 꼽고 우리가 가진 재원과 재능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 강론에서 “모든 것은 우리 자신의 노력이 아닌 하느님의 은총으로 시작된다”며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에 따라 주어지는 커다란 부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인 신앙의 핵심이 자기가 가진 것을 사용하여 나눔을 실천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황은 탈렌트의 비유에서 “좋은 하인은 ‘위험을 감수하는’ 하인”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그 하인들은 눈치를 보거나 경계하면서 자기들이 받은 것을 보존한 것이 아니라 사용했다. 재화는 어딘가에 쓰이지 않고서는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 인생의 위대함은 우리가 아껴놓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맺는 열매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