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 여성 참여를 확대하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장이 더욱 세심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황청 산하의 월간지 < 여성 교회 세계 : Donne Chiesa Mondo > 1월호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간된 교황 대담집 < 꿈을 꿉시다 :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Let Us Dream: The Path to a Better Future)에 대한 서평이 실렸다.
< Vatican Radio > 프랑스어판 기자였으며 2019년부터 교황청 홍보부 특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로밀다 페라우토(Romilda Ferrauto)는 이 서평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안에서 여성 참여를 독려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교황이 여성참여를 논하는 가운데 여성서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는 것이 “아픈 곳을 찌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기 초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심 중 하나는 교황청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의 존재와 감수성을 통합시키는 일
페라우토는 “지난 몇 년에 걸쳐 교황은 교황청 주요 보직에 여러 여성을 임명했으나,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자신도 이러한 지적을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황은, 이 여성들은 능력에 따라 선택 받았을 뿐 아니라, 교회 운영의 비전과 사고방식을 구축하기 위한 임명이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페라우토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러한 말들이 “많은 여성 가톨릭 신자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말”이었다고 짚었다. “당연히 교황은 여성을 신뢰하고 그들의 힘과 대범함, 유연성, 지혜와 현실감각을 존중하고 있다”면서도 ‘여성이 사제가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던 교황의 발언은 “불신, 공포, 저항이 한데 모인 아픈 곳을 찔렀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앞서 대담집에서 여성 참여 확대와 관련해 “성직의 부패라 할 수 있는 성직자중심주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교회 운영이 오로지 남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며 “여성이 사제가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성직자중심주의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교황이 여성이 교회 운영을 맡기 위해서 사제가 될 필요는 없다고 또 다시 말했을 때, 여성을 성직자중심주의에 빠지게 만들 위험을 경계했을 때, 교황은 불신·공포·저항이 한데 모인 아픈 곳을 찌른 셈이 됐다.
페라우토는 “이는 성품 직무(직무 사제직)에서 여성을 배제한 것과 이에 따라 벌어질 수 있는 여성의 종속에 관한 일부 가톨릭계 안팎의 우려를 적중했다”고 말했다.
페라우토는 “비판이 많지는 않아도 가혹했다”며 지난해 주교직에 ‘지원’해 화제가 된 프랑스 여성 신학자 안느 수파(Anne Soupa)의 비판을 예로 들었다. 안느 수파는 "교황청의 악어들을 상대로 한 줌도 안 되는 여성 자문위원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라고 밝힌 바 있다.
페라우토는 이번 계기로 "권력의 관점"에서 사제직 문제를 검토하고 나아가 "권력의 균형 문제, 보편 사제직과의 관계 안에서 보는 직무 사제직의 현실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