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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정치적 위기는 모든 위기의 뿌리” - 주 교황청 외교단 연설서, 팬데믹 시대 ‘세계적 형제애’ 강조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1-02-10 14:16:03
  • 수정 2021-02-10 14: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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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임 대사들과 함께한 주 교황청 외교단 연설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간의 거리가 멀어진 상황에서도 외교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황은 이번 연설에서 보건·기후·사회경제·정치 ‘위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2021년을 “놓쳐서는 안 될 한 해”라고 표현했다. 더 이상 어떤 위기도 특정 국가에 한정된 문제가 아닌 만큼 “형제애만이 팬데믹과 우리를 덮친 이 수많은 불행을 진정으로 치유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각국을 대표하는 대사들을 상대로 교황청 역시 2021년에는 순방, 대화, 협정, 국제회의 등과 같은 외교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교황은 가장 먼저 오는 3월 예정되어 있는 이라크 순방 이야기를 꺼내며 “이라크 순방을 시작으로 조만간 순방을 재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황청 외교 핵심, 사도순방과 국제 협정


특히 교황은 이라크 순방의 역점 중 하나가 종교간 대화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교황은 “우리 시대에 종교간 대화는 민족과 문화의 만남에 있어 중요한 구성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종교간 대화가 자기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더욱 알아가고 풍성해지는 일로 이해될 때, 공동선을 이룩해야 할 책임을 맡은 정치지도자들의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교황청은 지난 8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라크 시아파 최고 종교지도자 알리 알시스타니 예방 일정이 담긴 이라크 순방(3월 5일-8일)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다음으로 교황은, 국내 상황이 불안정한 국가에서 교회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함과 동시에 이들의 분쟁을 해결하는 중재자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 협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6년 교회와 국가의 독립과 자율성 및 건전한 상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체결된 교황청과 콩고민주공화국(RDC)간 기본협정과 부르키나 파소와 맺은 가톨릭교회 법적 지위에 관한 협정 비준서 교환, 그리고 지난해 10월 22일 2년 연장된 교황청과 중국 간의 주교임명권 잠정협정을 언급했다.


교황은 교황청 중국 잠정협정을 두고 “전적으로 사목적인 성격을 가진 합의”라면서 “교황청은 지금의 여정이 상호 존중과 신뢰의 정신으로 계속되어, 나아가 공동 이해관계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청과 중국의 잠정협정과 관련하여 미국이나 홍콩을 중심으로 한 중국 가톨릭 측에서는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 문제, 더 나아가 중국 본토의 성당 폐쇄, 십자가 파괴 등 종교 탄압의 문제를 들어 해당 협정이 중국 가톨릭교회의 상황을 개선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협상을 책임져 온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은 “이 협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지 말라. 협정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며 “여전히 큰 고통을 안겨주는 많은 상황들이 존재함을 인정한다. 교황청은 이를 아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고려하여 종교의 자유를 더욱 내실 있게 행사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착취 일삼는 비도덕적 ‘이윤 논리’ 버려야


교황은 2020년의 상황으로 인해 “사람들은 서로 거리를 두고 의심하는 악순환에 빠졌고 국가는 장벽을 세우게 되었다”면서 “마찬가지로 팬데믹은 모든 인간이 받아야 할 보건권을 상기시켜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와 관련해 다시 한 번 백신의 공평한 공급을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정치인들은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기본 의료지원을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윤의 논리는 의료지원과 보건처럼 민감한 분야의 지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에는 미국, 유럽 등 백신 개발국들이 백신을 독점에 가깝게 사들였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오로지 경제적인 기준에 따를 것이 아니라,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수요를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백신을 평등하게 분배해줄 수 있는 국제 계획에 기여해야


교황은 한편 백신 접종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각자의 책임 있는 방역수칙 준수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백신 접종이 가능해지는 일에는 더불어 언제나 우리가 최근 몇 달 간 몸에 익힌 필수 예방 수칙들을 통해 질병의 전파를 막는 개인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함께 해야 한다”며 “백신이 마치 자기 건강과 다른 사람의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의무를 해방시켜주는 기적적인 해결책인 것 마냥 백신만을 믿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다음으로 교황은 기후위기에 대해 이번 기회를 통해 “아픈 것은 인간뿐 아니라 우리 대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교황은 “기후변화의 영향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오래 지속될 결과들로 가득하다”고 경고했다.


그런 점에서 교황은 2022년 아일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당사국총회(COP26)를 통해 “기후변화의 결과에 대응하는데 효과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중소기업, 일자리, 그리고 특히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있는 가정들의 삶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팬데믹 이후에 벌어진 경제 위기는 우리 시대를 병들게 한 다른 질병을 밝혀냈다. 그것은 바로 사람과 자연자원을 착취하고 내버리는 태도에 기반한 경제다.


교황은 “연대를 비롯해 경제가 사익 대신 전인적 인간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게 해주는 여타 가치들을 너무나 자주 잊고 살아왔다. 그로 인해 경제활동의 사회적 가치와 재화와 자원의 보편적 분배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가 다시 인간에 봉사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교황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이 더욱 어려워졌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도 인간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황은, “많은 경우 인도적 위기는 경제 제제에 의해 악화된다”며 “교황청은 제제의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있으며 이러한 제제를 완화하여 인도적 지원, 특히 의약품과 의료장비의 유통을 촉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위기 탈출’의 열쇠


팬데믹으로 인해 그 비극이 드러난 위기들의 뿌리에는 더욱 깊은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정치적 위기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사들을 향해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 등을 언급하면서도 이러한 위기의 뿌리에는 정치와 인간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황은 “정치적 위기의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는 정치적 충돌이 늘면서 불가능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지구에 고통을 안겨주는 문제들에 공동의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추세는 얼마 전부터 보이기 시작하여 오랜 민주주의적 전통을 가진 국가들에까지 계속해서 점차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나는 특히 미얀마 국민들을 생각하며 내가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한다. 최근 몇 년 간 이뤄진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이 지난주 쿠데타로 인해 갑작스럽게 중단되었다.


교황은 “민주주의적 현실을 살아있게 만드는 것은 거의 모든 국가들과 연관된 이러한 역사적 순간의 과제”라며 “지금 나는 특히 미얀마 국민들을 생각하며 내가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최근 몇 년 간 이뤄진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이 지난주 쿠데타로 인해 갑작스럽게 중단되었다”며 “이는 여러 정치 인사들의 구금으로 이어졌고, 나는 이들이 조속히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교황은 “민주주의는 서로 존중하며, 모든 사람이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의견이 국가의 권력과 안보를 무너트리는 것이 아니라 정직한 의견 대립 가운데서도 서로에게 풍성함이 되어줌으로써 문제에 더욱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는 생각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특히나 교황은 두 차례나 “긴 민주주의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조차”라는 표현을 써가며 최근 미국 극우파의 국회의사당 ‘폭동’ 등을 암시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러한 포퓰리즘, 양극화와 같은 각국의 정치적 위기로 인해 국제기구들이 맥을 못 추고 있기는 하지만 “힘이 되는 징표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1월 22일부터 발효된 유엔의 핵무기금지조약(TPNW)과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ies, New START)이 5년 연장된 사실을 언급했다.


교황은 “인간관계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봉쇄와 격리가 이어지면서 아동과 여성이 주요 피해자가 되는 가정 폭력 문제를 강조했다.


교황은 마지막으로 “2021년은 놓쳐서는 안 될 한 해”라며 “우리가 관용과 헌신을 통해 협력한다면 이번 한 해를 놓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형제애만이 팬데믹과 더불어 우리를 덮친 수많은 불행에 대한 진정한 치유법이”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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