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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와의 갈등’ 우려에 갈팡질팡하는 미얀마 가톨릭교회 - 시위에 ‘교회상징 사용말라’ 지침에 수도자‧성직자 개별 나서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1-03-04 19:56:14
  • 수정 2021-03-18 16: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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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Asianews)


미얀마에서 가톨릭 신학생, 수녀, 심지어 교구장까지 길거리로 나와 군부의 쿠데타를 비판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주교회의가 종교 탄압을 우려하여 제도교회 차원에서 군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벌어진지 8일 후인 지난 2월 9일, 미얀마가톨릭주교회의(CBCM)는 군부를 향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국회의원 등 지도자들을 즉시 석방할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인 찰스 마웅 보(Charles Maung Bo) 추기경은 군부와의 충돌을 우려해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최대한 삼갔다.


같은 날 미얀마주교회의는 보 추기경 명의로 시위 관련 지침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논란을 촉발시켰다. 


지침은 “모든 사제, 수도자 및 신학생에게 가톨릭 상징, 바티칸 깃발 또는 가톨릭 단체의 이름을 걸고 길거리에서 시위하는 것을 금한다”면서 “평신도들은 자유로운 미얀마 시민으로서 민주주의 지지 의사를 표명할 수 있으나 가톨릭교회,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대사관, 주교의 상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 흰 수단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틴 윈 대주교(사진출처=Asianews)


그러나 미얀마 수도 양곤 다음으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를 관할하는 만달레이 교구장 틴 윈(Marco Tin Win) 대주교는 지난 8일 수단과 가슴 십자가를 맨 체로 길거리에서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만달레이 주교좌성당에서도 평신도, 수도자, 신학생들이 십자가를 들고 시위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최근에는 경찰을 향해 직접 진압을 멈출 것을 호소한 미얀마 프란치스코하비에르사도회 누 따웅 수녀와 같은 경우도 주목을 끌었다.


미얀마 가톨릭교회 구성원들과 제도교회의 민주주의 시위에 관한 이러한 간극은 미얀마 가톨릭교회가 미얀마 사회에서 소수종교에 해당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CIA 팩트북에 따르면 미얀마 인구 5,700만 가운데 87.9%가 불교 신자이며 그리스도교는 6.2%에 그친다. 자칫 잘못하면 가톨릭교회 전체의 탄압으로 기울 수 있는 분위기를 우려한 듯 보이나, 그럼에도 교황청외방전교회 산하 매체 < Asianews >는 보 추기경으로 대변되는 제도교회로서의 미얀마 가톨릭교회의 태도가 “과하게 중립적이다”라고 비판했다.


마찬가지로 미얀마 민주주의 시위 가운데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뚜웨 뚜웨 카인(20) 양 사건 이후 10명의 미얀마 주교들은 군부를 향한 공동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그들의 폭력을 직접 비판하기 보다는 군부의 진압으로 인해 희생된 청년들의 운명에 슬픔을 표했다. 


미얀마 가톨릭 주교 10명은 “폭력을 시급히 중단해야 한다”며 “우리는 과거로부터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배웠으니 독립 후 72년이 지난 지금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화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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