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이하 연구소)가 지난 7일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을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매년 천주교회 통계를 발행하고 있으며, 이번 통계는 대면 미사와 모임 등이 중단되는 등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천주교회의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소는 교구별·본당별 미사 재개 상황과 시기 달라서 미사 참례자 수를 집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번 통계에는 주일 미사 참례자 수를 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교구의 판단에 따라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은 곳이 있으며 주일 미사 참례자 수를 집계에도 누락된 본당이 포함되어 있어 “본 자료를 정확한 데이터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교회의는 본 통계 결과를 두고 “코로나19로 영세자 수가 급감하여 나타난 결과이며, 2021년에는 어느 수준으로 증가율을 회복할지 주목하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튜브·TV 통한 주일 미사 참례율 증가
견진, 첫영성체, 부활판공, 성탄판공 등 성사비율 모두 50% 이상 감소
코로나19 영향은 성사와 신앙교육 부분에서 크게 드러났다.
전체 신자 대비 주일미사 참례율은 9.8%로 지난해보다 46.5% 감소했다. 전체 신자 대비 미사 참례율은 10.3%(-8.0%p)로 나타났다(의정부교구 제외).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초부터, 가톨릭평화방송 유튜브 주일 미사 조회수는 2,501,274회로 지난해보다 555% 크게 증가했다. 또한 가톨릭평화방송 텔레비전 주일 미사 시청률도 0.187%로 2019년도 시청률(0.030%)보다 증가했다.
연구소는 “교구별 본당별 미사 집전이 가능한 상황과 시기가 달랐기에 미사 참례자 수를 집계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번 통계에는 주일 미사 참례자 수를 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의정부교구는 교구의 판단에 따라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주일 미사 참례자 수를 집계하여 제출한 교구에서도 집계에 누락된 본당이 포함되어 있어 본 자료를 정확한 데이터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견진성사는 61.4%, 병자성사 43.5%, 첫영성체 53.9%, 영성체 57.3%, 고해성사(판공성사 포함) 54.8% 감소했다. 부활 판공성사 참여자는 전년보다 52.5%, 성탄 판공성사는 67.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교회 내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43.0% 줄었으며 총 혼인 건수 중 교회 내 혼인건수 비율은 2010년 6%대에서 2018년 5%대, 2020년에는 3.7%까지 감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연구소는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코로나19로 예비부부들이 결혼식을 연기하면서 총 혼인 건수와 혼인성사 수 모두 크게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1,767개 본당 중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본당 비율은 83.8%(1,481개)로, 이전까지 주일학교 운영 본당은 89~90%로 나타났으나 2020년 들어서는 전년보다 4.7%p 감소했다.
주일학교 학생 수는 2019년 대비 초등부 24.2%(21,643명) 감소, 중등부는 18.4%(5,211명) 감소, 고등부는 12.9%(1,982명) 줄어들었다. 연구소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일학교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수를 나타낸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앙교육 부분에서는, 종교 시설 내 대면 모임 중단으로 모든 신앙 교육 이수자 수는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령 쇄신 운동은 97.7%로 가장 크게 감소했으며 피정 참여자는 93.0% 감소했다. 신앙 강좌는 89.0% 감소, 성서 사도직은 86.3% 감소했다.
30대 사제 감소, 65세 이상 사제 증가
코로나 이후 신앙생활 양태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책이 필요
성직자 수는 총 5,578명으로 전년도보다 56명 증가했다. 2020년 신학생 수는 교구 928명, 수도회 253명이다. 사제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65세 이상 신부가 15.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0-34세 사제 비율은 9.1%에 그쳤다. 30-34세가 15.3%, 65세 이상이 9.4%였던 2012년도 통계와는 상반된 결과다.
사제 비율은 30대에서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50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여 60대 후반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원로 사목자도 전체 사제 중 10%에 달한다. 이에 연구소는 “사제들의 지속 양성, 특별히 고령화된 사제들의 양성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통계 결과를 두고 연구소는 사목적 시사점을 제안했다. 코로나 팬데믹의 한가운데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편 교회를 향해 제안한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의 복음적 상상력이 오늘 한국 사회와 사람들 안에서 어떻게 시작되고 실천되어야 하는지 한국 교회는 구체적, 실천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천주교회가 이 세계적인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우리 내부의 방역에서는 상당히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야전병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들도 많다”고 짚기도 했다.
본당 주일 미사가 중단되면서 집계 자체에 회의적인 시선과 집계의 정확성에도 많은 의문이 제기됐으며 이에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에는 주일 미사 참석자 수를 싣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소는 “여러 어려움에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사상 초유의 현실 앞에서 교회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드러내는 하나의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여 관련 데이터를 교구에 요청하여 수집하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가정과 일상 안에서의 신앙 실천이 강조되고 방송과 유튜브 미사 참여를 권유하는 상황에서, “이런 의식이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전례 헌장 11항)인 미사 전례의 중요성에 대한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기 동안 신자들의 신앙생활 양태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온라인 미사 전례가 신자들의 의식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주일 미사가 중단되거나 신자들 간 대면 접촉이 어렵다고 해서 교회의 통상적 사목 활동을 전면적으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이 시기를 교회가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코로나 종식 뒤 신자들이 교회로 복귀하는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지금 주일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들뿐 아니라 여러 이유에서 참여하지 못하는 신자들까지 포괄하는 자세와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점점 높아지는 1인 가구 비중은 교회의 복음화 노력이 핵가족을 상정하는 가정 사목적 관점에서 전환돼야 함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가난한 청년 세대와 고령의 독거노인들을 위한 사목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교회의 사목이 통계를 참조하는 것은 다수의 욕구와 평균적 기호에 복음을 맞추는 상업주의 마케팅을 하고자 함이 아니”라며, “사목은 통계의 이면에서 보이지 않지만 예민한 결핍감으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알아내고 온 힘을 다해 그를 찾아 나서는 목자의 심정으로 통계를 참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는 우리가 회피하고자 했던 문제들을 가감 없이 노출하고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우리 교회가 쇄신되어야 하고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요청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