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10시 15분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이 향년 90세, 노환으로 선종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생전에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으며 선종 후 각막기증이 이뤄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정진석 추기경은 마지막 순간까지 찾아온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들, 사제들에게 미안하다고 하시며 겸손과 배려와 인내를 보여주셨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추기경님께서 오래전부터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추도사에서 “추기경님께서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감염병의 창궐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다른 이들을 돕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선행에 힘쓰는 것임을 우리에게 알려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마지막까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시고자 희생을 실천하신 우리 교회의 큰 어른이신 정 추기경님을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아쉬움 속에 주님께 보내 드린다”며 애도했다.
마지막으로 “일생 동안 한국 천주교회에 베풀어 주신 큰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제 하늘에서 저희 모두를 지켜 주시고 격려해 주시며,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1961년 사제수품을 받았고 1968년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교회법을 공부했다. 1970년 6월에는 만 39세 최연소로 제2대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됐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를 지냈다. 2006년 3월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됐으며 2012년 5월 10일 서울대교구장 및 평양교구장 서리에서 퇴임했다.
퇴임 이후에는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주교관에 머물면서 저술활동을 했다. 정진석 추기경의 저서로는 『교회법 해설』, 『질그릇의 노래』, 『정진석 추기경의 행복 수업』 등 총 51권이며 역서는 14권이다.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는 명동대성당에 마련됐다. 추모미사는 28일 0시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봉헌됐으며, 장례는 5월 1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입관은 30일, 장례미사는 1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봉헌한다. 시민 조문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오는 30일까지 오전 7시부터 밤 10시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