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수도자들을 향해 심각한 모습보다는 기쁨과 유머 감각을 통해 신앙을 전파해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수도회와 문화를 넘나들며 나아가는 수도생활을 향해’라는 주제로 개최된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수도생활 화상회의(CLAR) 축사에서 신앙 토착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의 축사에서 '신앙의 토착화'를 강조하며 “건전하고 개방적인 상호문화성 정신으로 다양성과 특수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조화를 추구하는데 있어 토착화의 중요성이 크고 여기에 수도자들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토착화되지 않은 신앙은 진정한 신앙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며 “신실한 민족들의 삶 속에 들어가되, 그들의 관습, 전통을 존중하면서 신앙을 토착화하고 해당 문화에 복음을 선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토착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리스도적 생활은 물론 수도생활은 가장 어처구니 없고 우스운, 영지주의적인 입장이 되어버리고 만다”고 우려했다. “전례의 오용에서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경험한 바 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이지, 사람들의 현실이 아니었고 이는 복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전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수도자 수를 언급하면서도 수도생활을 숫자로 가늠하는 “‘생존’의 유혹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종종 한 수도회에 수도자가 얼마나 있는지를 세거나, 수도자 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는데 이는 생존의 유혹”이라며 “여러분들을 과거에 갇힌 채 향수에 젖은, 겁많은 제자들로 변하게 만들 수도 있는 수, 효율이라는 기준을 거부하는 것이 이롭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생활에서 가장 고귀한 표현이라 할 수 있는 기쁨이 최고의 증언”이라며 “기쁨은 평화요, 유머 감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유머감각이 없어, 모든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수도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슬프다”며 “예수님과 함께 머무른다는 것은 기뻐하는 것, 이러한 유머 감각을 사용할 줄 아는 것이다. 이러한 은총을 청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