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민간인 사상자와 난민이 수백만 명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 세계 정교회들이 폭력 중단을 요구했다. 그 중에는 러시아의 자중을 주문하는 정교회들도 있었다.
‘동등한 이들 가운데 제일’(라틴어: primut inter pares)이라는 호칭을 지니고 전 세계 정교회를 대표하는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 총대주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바르톨로메오스 1세는 지난 2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모든 법과 도덕의 감정을 뛰어넘는 군사 공격이자 이유 없는 침공”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러시아 정교회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 정교회를 지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밝히며, “모든 나라가 그러하듯 이들도 자유로이 살기로 결정하였고,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기로 정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바르톨로메오스 1세는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추라! 모든 폭력, 고통과 죽음을 퍼트리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시리아를 중심으로 분포해있는 안티오키아 정교회는 러시아 정교회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침공’이나 ‘전쟁’과 같은 표현은 피한 채 러시아 정교회에 속하는 오누프리 키예프 관구장주교에 대한 지지와 분쟁의 종식을 기원하는데 그쳤다.
지난 2일 안티오키아 정교회 신성종무원은 “같은 세례적 기원에서 비롯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인들의 영적, 역사적 관계가 분쟁의 해결과 화해의 달성, 평화의 공고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집트와 아프리카를 관할하는 알렉산드리아 총대주교 테오도로스 2세는 “너무도 슬프게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며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리아 정교회는 러시아 정교회와 종교적 문제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알렉산드리아 정교회가 관할하는 지역에 러시아 정교회가 총대주교 대리구(Exarchate)를 설립하여 관할권을 침범했기 때문이다.
테오도로스 2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부당한 전쟁”이라고 칭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과 자기 집에서 도망쳐야 했던 난민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교회를 대표하는 아테네 대주교 이에로니모스 2세도 우크라이나 정교회(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 총대주교좌) 관구장주교 예피파니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군의 전쟁 공격과 격렬한 침공”을 비판했다.
이에로니모스 2세는 “인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전쟁 침공을 시작한 이들의 마음을 밝게 비추시어 그들이 자기 결정을 재고하여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사이의 차이를 평화로이 해결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라고 기도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