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며 전쟁 행위를 멈춰달라고 “간청”했다.
지난 2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삼종기도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이 너무도 심각해지고, 많은 피해와 위협을 끼쳐 큰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의 연설이 있기 전인 지난 9월 30일, 러시아는 자신들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병합한 바 있다. 러시아의 영토 병합이 교황의 이번 발언의 계기로 분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우 강한 어조로 “인류에게 새겨진 끔찍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처”라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전쟁이 “계속해서 더 많은 피를 흘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려야 전쟁은 해답이 아닌 파괴라는 사실을 우리가 깨달을 것인가?”라며 “다시 한번 즉각적인 휴전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러시아 측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서도 “국제법 원칙에 반하는 추가 행동 등으로 인해 최근 벌어진 상황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핵무기 경쟁의 위험을 증가시켜 전 세계에 걷잡을 수 없는 재앙과 같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번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러시아 연방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침공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간절히 요청했다.
교황은 “무엇보다도 나는 러시아 연방 대통령에게 자기 민족을 위해서도 이 폭력과 죽음의 악순환을 중단하기를 간청하며 그에게 호소”한다면서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을 지목했다.
교황은 이어서 “다른 한편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이 겪은 침공의 결과로 이들이 느낀 커다란 고통에 슬픔을 느끼며 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평화를 위한 진솔한 제안에 마음을 열어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지금껏 사용하지 않은 수단을 포함해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이 끔찍한 비극을 끝내자”며 “전쟁은 그 자체로 과오이자 공포다!”라고 외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지속적으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외교적 발언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발언이 구체적으로 푸틴을 지칭한 만큼 그 의미는 더욱 크게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