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개신교인 인식조사’ 연구 결과 발표 ① 보기
<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하 기사연)이 ‘2022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평등의식’을 주제로 다뤘다.
“젠더 평등, 장애인 차별에 있어서 인지부조화 경험해”
‘우리 사회에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이 아니라 기본 자산이 있어야 한다’는 질문… 10명 중 9명이 ‘그렇다’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 과반수 이상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불평등한 분야로 ‘경제 불평등’을 꼽았으며 경제 불평등 정도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이 아니라 기본 자산이 있어야 한다’는 질문에 10명 중 9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기사연은 “지금의 경제 불평등은 노동소득이 아니라 자산소득의 심각한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더이상 노동으로 부를 축척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타자에 대한 거리낌 정도를 측정했다. ‘지하철에서 내 옆자리에 OOO이/가 앉으면 꺼리게 된다’에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 ‘노숙자’를 꺼려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장애인, 70세 이상 노인, 외국인 노동자, 성소수자, 이성을 꺼려하는 비율은 40% 이하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소수자’에 있어서는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보다 좀 더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또한 개신교인에서 성소수자와 장애인에 대한 거리낌이 비슷한 응답률(성소수자 39.9%, 장애인 37.2%)로 나타났다. “성서에서 장애인이나 병자에 대한 차별 없는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거리낌이 성소수자에 대한 거리낌과 유사한 응답률을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사회와 가정에서 젠더 불평등 정도는 어떠할까. ‘직장 및 사회생활에서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게 능력으로 경쟁한다’에 개신교인 45.5%, 비개신교인의 51.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가정생활에서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게 가사 일을 나눈다’에 대해서는 개신교인 42.0%, 비개신교인 38.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개신교인은 가사 일을 동등하게 하고 있다는 인식이, 비개신교인은 가사 일을 동등하게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가정생활에서 여성의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비율’을 물었을 때, ‘50~70% 미만’(개신교인 34.1%, 비개신교인 33.4%)과 ‘70~90% 미만’(개신교인 31.1%, 비개신교인 28.9%)이 가장 높았다.
‘가사 일을 동등하게 나눈다’고 응답한 사람은 평균적으로 여성이 60.7%를, ‘가사 일을 동등하게 나누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여성이 72.6%를 담당한다고 응답했다. 성평등 인식과 실제 수행 정도 차이는 분명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개신교인은 비개신교인보다 남성과 여성이 공적/사적 영역에서 보다 평등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가사 분담 비율, 임신중지 문제 등,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점에서는 오히려 비개신교인과 다르지 않거나 여성에 대해 불평등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기사연은 “개신교인은 젠더 평등, 장애인 차별에 있어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경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적 관심과 배려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자신의 삶에서 타인에 대한 포용도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 즉 인식과 행위(태도) 사이의 차이 혹은 모순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개신교인 78.1%, 한국교회 ‘다른 종교에 비해 불공정·불투명’
개신교인들의 기독교 문화와 교회 밖에서의 삶에 대한 응답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전체 응답자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48.8%의 응답자가 기독교 문화란 ‘기독교인이 교회 밖에서 개인적으로 성결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성결한 삶이란, ‘건전한 이미지’(42.4%), ‘긍정적인 이미지’(40.8%)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개신교인의 종교성과 개신교에 대한 인식도 살폈다. 비개신교인 응답자들의 종교 분포는 불교 21.7%, 천주교 14.2%, 기타 종교 1.2%, 종교 없음 62.9%였다.
종교에 관심 없다는 응답자는 63.5%였는데, 종교에 대한 무관심은 연령이 낮을수록(40대 이하)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개신교인, 비개신교인 모두 연령이 낮을수록 자신의 삶에서 종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이미지를 물었을 때, 비개신교인 78.1%는 ‘다른 종교에 비해 (매우/약간)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고 응답했다. 한국교회의 포용성에 대해서도 비개신교인 63.5%가 ‘다른 종교기관에 비해 (매우+약간) 배타적’이라고 답했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선 67.3%가 ‘(매우+약간)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부정적인 영향력이 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았다.
기사연은 “한국교회, 혹은 개신교인들이 특정 이슈에 대해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과 “언론에 노출된 일부 목회자들의 비상식적인 행동들은 비개신교인들의 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개신교인들은 기독교인에 대한 평가로, 개인적 관계에서는 ‘(비기독교인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 49.9%, ‘믿음이 가지 않는다’ 44.3%였다. 기독교인의 사회적 이미지도 ‘(비기독교인들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다르지 않다’ 61%, ‘사회적 책임을 경시한다’ 32.3%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기사연은 “앞서 다수의 개신교인들이 기독교 문화를 개인의 성결과 연결 지었음을 기억해볼 때, 이와 같은 비기독교인들의 평가는 현재 기독교의 문화가 건전하고 긍정적인 기독교인의 이미지를 만들기에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2022년 11월 15일부터 24일까지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온라인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설문 방식을 사용했다. 표본추출은 각각 지역/성/연령별 비례 할당하였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이다. 조사기관은 ㈜지앤컴리서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