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에 도착한 후 시민들께 보내는 메세지를 만들었다. 기자회견용이다.
<히로시마가 말릴 수 있다>
핵오염수 문제는 플랑크톤과 먹이사슬 등 해양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이 본질이다. 모든 생명의 어머니를 파괴하는 것.
보관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가?
보관 비용이 많이 드는가?
바다에 버려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이해되지 않는다.
런던협약 이전에 지구헌장에서 방사능을 늘리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러 국제법도 위반이다.
일본은 약속을 파기하는 국가인가?
핵 피해국에서 핵 가해국으로의 전환하는 것을 말려야 한다.
원래 이런 중대한 문제는 국민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웨덴 같은 나라들처럼. 정치인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
걸어오는 동안 청소년과 여성들이 행진에 적극적인 우호의 제스추어를 보였다. 대부분 방류중단을 바라고 있다. 그들은 안다. 본능적으로. 버리는 것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미야기현 사례가 있다. 말리는 지역이 늘어나면 된다. 히로시마 주민이 말리면 위력이 크다. 핵 피해자인 일본이 핵 가해자가 되는 것은 안 된다고.
히로시마로부터의 말이 설득력이 있다. 지구촌에도 울림이 있을 것이다.
히로시마 주민이여 함께 도쿄까지 행진하자.
2023. 7. 26.
방사능오염수방류중지 한일시민도보행진
지금 세계의 핵 문제를 전환할 열쇠는 조선인(한국인도 포함된 의미) 피폭자에게 있다. 샌프란시스코조약에서 자유로운 조선인 피폭자와 후손은 미국에 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언젠가 그 권리가 인정되어 미국에 재정상의 막대한 손해를 입히는 그날이 오면, 핵 문제에 대한 주도권도 바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합천지역에 거주하는 피폭자 2세와 3세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원래부터 그렇지만, 지금의 백세 수명시대는 건강한 먹거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일부 지식인 가운데는 이런 생태적인 노력이 현대적 경제시스템에 벗어나 있다고 깎아내리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독일 등 유럽은 보편적인 경제체제 속에 이런 생태 기술이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일본도 한국도 이미 그런 흐름 속에 있다.
이번 행진 도중 일본의 농촌에서 그런 생태적 노력이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기계 일변도 그리고 석유 의존의 농사방식을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할 때이다. 오히려 일부 지식인들의 그런 기술 지상주의적 폄하가 확대되어 기시다류의 오판을 불러오고 있는 것 아닌가? 각성할 일이다.
논둑의 베어진 풀을 보니, 제초제를 치지 않으려는 농부의 의지와 근면이 느껴진다. 제초제의 독성은 흙 속의 미생물마저 죽이므로 논둑을 지탱하는 토양 점성이 무력화 되기 때문이고 결국 논둑이 무너지는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지난 7월 초 한국의 대구에서 있었던 강연회 때의 일지가 생각난다. 당시의 강연자 이정윤 선생은 이 자료에서, 방사능 가운데 해류로 흐르지 않고 무거운 놈이 가라앉아 고여 있는 핫스팟 장소가 있음을 지적한다.
필자의 메모는 바로 이 대목이다.
'먹이사슬의 근거지라는 위험 외에 필자가 아직 가설로 잡고 있는 또 다른 위험의 소지를 지적하고 싶다. 그것은 방사능이 지층을 파고들면서 미생물을 사멸시킴으로써 토양 내부의 인장력을 약화하는 점이다. 흔히 토목공사의 마감 공법으로 토양 공법이 있다. 그 원리는 흙 속의 미생물이 갖는 촘촘한 인장력을 활용하는 것. 마치 논둑에 제초제를 치면 식물 뿌리가 약해지고 흙을 찰지게 뭉쳐주던 미생물도 죽어서 논둑이 허물어지는 현상과 같은 것이다. 문제는 바닷속에 그런 일이 생기면 육상과는 다른 위험이 있다. 막대한 수압 때문이다. 수압을 견뎌내어야 할 지층에 균열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고 이는 지진을 촉발하게 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아직 가설 단계이지만 대학의 동료 물리학자로부터 일리 있는 추론이라는 동의를 받았다. 그러고 보니 최근(10월) 일본 해안에서 자주 관찰되는 원인 모를 쓰나미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경향신문] ‘원인 불명’ 쓰나미 잇단 발생…긴장하는 일본
필자는 일본의 해양지진학자 혹은 해양지질학자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다. 이 가설의 가능성에 대해서 말이다. 만에 하나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면 일본 정부는 핵오염수를 절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
히로시마의 지방도시 언론인 오노미치신문에서 크게 보도했다. 오노미치시는 세토나이카이 바다의 교통의 요충지여서 거점도시 역할을 하는 중요한 도시다.
[오노미치신문]
한국 서울에서 도쿄, 1600킬로를 걷는다.
일본의 시민은 「주인공 의식이 약하다-」원전 처리수의 해양 방출에 반대를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일원전의 처리수를 해양 방출하는 계획이나 원전의 재가동을 반대하는 한국의 전 대학교수 이원영씨(66)가 31일, 오노미치의 시민 그룹, [후쿠시마로부터 생각하는 한 걸음의 모임] 멤버들과 합류했습니다. 이 교수는 "방사능 오염수(처리수)의 바다로의 방출은 정부가 아니라 시민(국민)이 직접 의사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며 "일본은 탈 원전을 완수한 독일을 본받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쿠노 츠타에]
이원영 전 교수
12년 전의 후쿠시마 제일원전 사고로 용융한 핵연료가 원인이 되어 방사성 물질에 의한 오염수가 계속 대량 발생하고 있습니다. 원전 부지 내의 탱크 1,000기에 괴어 한계로 다가오고 있기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올해 여름, 다핵종제거장치(ALPS)로 정화해, (그러나 정화할 수 없는 트라이튬을 해수로 희석한) 처리수를 원전으로부터 1킬로 미터인 해저 터널을 이용해 해양 방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반원전 시민운동에 관여하고 있는 이 전 교수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 중지」라고 쓴 메시지를 가슴에 붙여 탈원전 사회의 실현을 호소하고 한-일의 시민이 서로 협력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도쿄까지 1,600킬로를 단독으로 도보행진하고 있는 것이며, 30일 저녁에 오노미치에 도착했습니다.
6월 18일에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에서 관부 훼리로 시모노세키에 들어가 지난달 16일부터 산요 도로를 동행(東行). 도중, 연선 지자체를 방문하기도 하고 탈원전 그룹이나 지방 의원들과 교류, 의견 교환 등을 하면서 9월 11일의 도쿄 도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시민(국민)이 직접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본 정부에게도 한국 정부에게도 말하고 싶다"라고 하는 이 전 교수는 "여기까지 2주일 이상 걸어 보았는데 시민 특히 여성, 젊은이들의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라고 인상을 말합니다.
그리고,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웨덴 등은 중요한 과제에 관한 결정은 시민이 직접 행하고 있으나 일본은 정부가 정하고 있다. 오염수의 방류는 일국의 수상이나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며 시민이 스스로 자기 생각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85%가 반대이며 비록 윤석열 대통령이 혼자서 찬성했다 할지라도 그것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있다. 일본에서도 시민의 80%는 찬성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보도되어 있다. 방류는 국제적 문제이기 때문에 양국 시민이 함께 생각하고 반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면서 말을 이어 나갑니다.
그러고 나서 "일본의 시민은 자기들이 주역, 주인공이라는 의식이 약하다. 혹시 같은 문제가 구라파에서 일어나면 시민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일본의 민주주의의 불완전성을 비판. 「특히 핵 피해자인 히로시마의 여러분 역할은 크다. 이대로 가만히 방류시키면 국제적으로는 일본은 핵 가해자가 되어 버린다"고 하고, "다른 지역에서 반대를 표명하기보다 히로시마에서의 의사 표명에는 파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문장을 쓴다든가 직접적으로 행진을 한다든가, 지금은 인터넷도 있다"라면서 함께 걷기를 권유했습니다.
교류회에 참가한 야마네 모토 추구 시 의원(시민 연합)은 "뜻을 같이하기로 했습니다. 마음속에서 함께 걸어가겠습니다"라고 이 전 교수를 격려했습니다.
도쿄에서는 국회로 가서 양국에서 모은 [처리수 방출 반대 메시지]를 기시다 수상과 중(衆), 참(參) 양원 의장에게 제출할 예정입니다.
국토미래연구소장
이 글은 <한겨레:온>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