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쇄신을 목표로 출범한 가톨릭프레스가 18일 첫 워크숍을 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연대의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 합정동 마리스타 교육관에서 열린 이번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평신도가 교육시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가톨릭 공동체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별 교회와의 연대를 통해 교구와 본당, 나아가 해외 교회의 목소리까지 담아야 하는 것이 가톨릭프레스의 목표임을 재확인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김근수 편집장을 비롯한 가톨릭프레스 직원들과 각 지역 본부장, 해외 지역 리포터 등이 참석, 가톨릭 언론의 성찰, 연대의 필요성, 연대의 방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근수 편집장은 ‘가톨릭교회에 언론이 있는가?’라는 발표에서 “성직자 중심주의가 짙은 한국 가톨릭 문화에서 기존 가톨릭 언론들은 성직자들의 보수적인 행위를 보호하고, 교황의 개혁과 쇄신을 왜곡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표에서 “성직자들의 생활이 부유해질수록 가난한 계층과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시대적 아픔을 외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교회쇄신과 사회민주주의에 공헌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당당한 평신도와 겸손한 성직자의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가톨릭교회가 타 종교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에 안도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쇄신과 사회 민주화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편집장은 특히 “스스로 쇄신하지 못하는 교회가 사회쇄신을 요구한다는 것은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사 참석 인원이 전체 가톨릭 신자의 25% 이하로 떨어지는 한국 교회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교회가 외면 받는 원인과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부유함과 권위주의를 버리지 못하는 교회의 태도는 신자들을 상처주고 그들을 냉담의 세계로 몰아가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되었다.
참가자들은 세상과 동떨어진 평화는 이미 세상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기 때문에, 교황 방문의 희망적 메시지를 열쇠로 한국 교회와 언론은 깨어나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교회가 인류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쇄신과 인권보호, 사회 민주화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가톨릭 언론은 성직자 검열과 편향된 여론조사, 관보형식의 습성을 타파하고 교회쇄신을 위한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톨릭 언론은 성직자 중심주의, 개인 신심주의를 보도하는 것에서 벗어나 성역을 없애고 교회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
19일 오전 절두산 성지에서 봉헌된 주일미사에서는 워크숍에서 우려되었던 한국 교회의 문제점이 부각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주례 사제는 자신이 재현한 기침하는 모습을 보고 웃은 신자들을 향해 “웃고들 앉아있다”면서 호통과 꾸지람을 했다.
사제는 강론에서 신자들을 꾸짖으면서 “우리가 ‘사’자 붙은 직업들에 대해 욕하긴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들인지 망각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자들을 향해 “모범생처럼 되어야 하는데 모범생을 놀리는 사람이 되면 어떻게 하느냐”며 질책과 시민의식을 강조하며 미사를 마무리 했다.
이상호 편집위원은 ‘언론인의 자세’라는 강연에서 “언론의 기본 사명은 권력에 대한 비판이다”며 “기자는 스스로의 본분이 무엇인지 잘 깨달아, 알릴 것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편집위원은 “언론에서 중립을 이야기 하는 것은 책임회피고 직무유기”라며, 기자는 분명한 판단 잣대를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기자라는 신분을 착각하여 독자들을 가르치려고 들어서는 안 된다”며 교만한 자세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편집위원은 발표에서 “기자는 대안을 만들지 못하지만 비평과 분석을 통해 대안의 밑거름을 제공하는 것이다”는 점을 강조하며 분별력 있고 겸손한 기자의 자세를 요구했다.
김 편집장은 “가톨릭프레스가 권력에 대한 비판, 평신도에 대한 격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놓치지 않는 언론사가 되기 위해서는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연대 정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지역 본부장들과 해외 리포터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워크숍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