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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회 쇄신
  • 김근수 편집장
  • 등록 2015-08-06 10:32:04
  • 수정 2015-08-06 10: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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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년에 접어든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식지 않고 있다. 가톨릭교회 내부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교황을 존경하는 무신론자와 이웃 종교인들도 적지 않다. 그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추락하기만 하던 가톨릭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 교황덕분에 많이 회복되고 있다.


요한바오로2세와 베네딕토16세는 사회개혁에 대한 소신을 펼쳤지만 교회 쇄신에 소극적이었다. 두 전임 교황은 교회 안팎에서 주로 보수주의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해방신학이 탄압받고, 일부 사제들의 성추행 문제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시기이기도 하였다.


두 전임 교황이 남긴 숙제를 프란치스코 교황은 떠맡았다. 교회안의 적폐를 청산하고 교회쇄신에 몰두하는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위기에 처한 가톨릭교회의 해결사로 등장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지금까지 교황은 자신의 역할을 아주 훌륭히 해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주 쓰는 말 중 하나는 ‘우리가 잘못했다’라는 표현이다. 지난 시절 가톨릭교회가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를 청하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감동하였다. 자기 잘못도 흔쾌하게 인정하기 어려운 세태에서, 자기 탓도 아닌 선배들의 잘못을 자기 잘못처럼 사죄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금 세상에 그렇게 깨끗하게 사죄하는 지도자가 어디 흔한가.


▲ ⓒ UPI


교황은 교회 쇄신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자본주의의 잘못된 점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다. 교회 쇄신에 몰두하느라 바깥 세상에 눈감지 않고, 외부를 비판하면서도 교회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는다. 교황의 그런 정직한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교황이 바티칸을 바꿀 것인가, 바티칸이 교황을 바꿀 것인가. 교황의 교회쇄신 노력은 교회 안에서 적지 않은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교회쇄신 노력을 방해하는 세력은 적지 않다. 지난날 교회의 잘못을 지금 언급하느냐며 교황을 힐난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다. 지금 교회의 잘못을 감추려고 잔꾀를 부리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 사제들의 성추행 문제가 드러났을 때에도, 왜 그런 일을 공개하느냐며 반발한 사람들이 많았다.


교회가 사회를 비판하기는 쉽지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 쉽지 않다. 사회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 더 어렵다. 사회를 비판하면서 교회의 잘못을 감추는 정직하지 않은 수법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관계없다.


교회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흔히 써온 교활한 전략을 교황은 거부하고 있다. 교황은 지난날의 잘못을 사죄할 뿐 아니라 지금 잘못을 고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교황의 노력과 노선을 가톨릭프레스처럼 적극 지지하고 동참하는 가톨릭언론이 한국에 있는가.


교회의 역사와 현실을 정직하게 대하는 교황에게 우리는 희망을 본다. 그런 태도를 나자렛 예수가 진즉 보여주었다. 예수는 하느님나라의 기쁨을 선포하였지만, 하느님나라를 거부하는 사람들과 치열하게 논쟁하였다. 진실을 밝히는 일에는 진실을 덮으려는 세력과의 치열한 다툼도 당연히 포함된다. 가짜 예언자와의 싸움은 그리스도인에게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사회비판과 교회쇄신이라는 두 모범을 본다. 사회비판 없는 교회쇄신은 반쪽 진리에 불과하다. 교회쇄신 없는 사회비판은 사람들을 설득시키기 어렵다. 사회를 비판하는 그만큼 교회를 쇄신해야 하고, 교회를 쇄신하는 그만큼 사회를 비판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사명이다. 사회를 비판하지만 교회의 잘못을 감추려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많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잘못을 결코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교회의 잘못을 들추어내고 사과하고 고쳐나가고 있다.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다. 가장 좋은 교회쇄신 방법은 예수의 매력을 알리는 일이다. 교회쇄신은 예수의 매력을 키우고 알리는 노력중 하나이다. 예수의 매력을 알리는데 우리 교회가 혹시 방해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 자신의 언행을 진지하게 돌아볼 일이다.


예수의 매력을 알리는 일이 최고의 교회쇄신임을 가톨릭프레스는 언제나 기억하고 있다. 예수의 매력을 알리는 일이 가톨릭프레스에게 가장 중요하다.


가톨릭프레스는 프란치스코 교황, 로메로 대주교, 안중근 의사를 한국 천주교회가 따라야 할 모범으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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