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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기록전, ‘적, 저 바다를 보아라’
  • 최진 기자
  • 등록 2015-12-01 09:49:03
  • 수정 2015-12-01 15: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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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기록전 `적, 저 바다를 보아라`가 11월 24~12월 2일 서귀포예술의전당 / 12월 9일~12일 요기가표현갤러리에서 열린다. (사진출처=녹색연합)


평화의 섬 제주를 구현하기 위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 반대운동을 벌였던 지난 3000일을 되돌아보는 기록전이 12월 2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해 노력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적, 저 바다를 보아라’는 이름으로 기록전을 개최하고, 2007년부터 현재까지의 강정 마을과 강정 앞 바다의 수중 환경을 기록한 사진과 영상 6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를 마친 후에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요기가표현갤러리’로 장소를 옮겨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전시를 이어간다. 


‘제주의소리’에 따르면 이번 기록전은 그 동안 강정의 투쟁과 변화를 렌즈에 담았던 김진수, 김흥구, 노순택, 송동효, 이우기, 양동규, 조성봉 등 7명의 작가와 캘리그라퍼 이강인 씨가 함께한다. 또한 아름다운재단의 ‘2015 변화의 시나리오’를 통해 지원을 받았다. 기록전 사진과 영상에는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시작된 후 달라진 마을 풍경과 강정 주민들의 얼굴, 구럼비 바위가 깨지던 상황, 철조망과 경찰 사이에 갇힌 평화활동가, 강정 바다 속 연산호 군락이 해군기지 건설을 통해 변화되는 모습, 기지건설로 인해 변화된 강정 해안의 모습 등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된 후부터 오늘날까지의 강정마을 모습이 전시됐다.


기록전을 기획한 양동규 감독은 “단순히 투쟁이나 논리적 싸움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한 발짝 떨어져서 강정을 바라보면서 ‘저런 게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지금은 시멘트 더미 속에 묻혀버린 구럼비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계속 남아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구럼비 바다와 함께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갈등과 반목의 시간도 봉인됐다”며 “이번 전시가 봉인되어 망각된 시간을 다시 깨우고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기록전이 개최된 24일 오프닝에서는 참석자들이 지난 9년의 세월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였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이 기억들이 잊혀지지 않고 간직됐으면 좋겠다”며 “여전히 느껴지는 건, 강정이 옛날처럼 다시 평화로운 마을이 됐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말했다. 문정현 신부(전주교구)는 “사진은 절대 사람을 속일 수 없다. 진리도 결코 감춰질 수 없다. 예술을 통해 강정의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며 “사진을 한 장 한 장 들여다보니 눈물이 난다”고 소회를 밝혔다.


홍기룡 제주군사기지저지범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그 동안 공동체를 지키고자 한 저항의 기억이 후손들에게도 이어지길 바란다”며 “연대의 기록은 2016년, 2017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길천 작가도 “지난 시간이 새롭게 느껴진다. 전시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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