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한 모
두부 한 모만 주시게.
나는 죄인이요,
죄인 중에 괴수가 되었네.
거리에 나가기 전부터,
폭도라 불리는 처지에 놓이고
모이기도 전에,
불법이라 낙인이 찍힌 지경에 이르러,
말을 조심해야 하고
글을 신중하게 써야 하건만,
시인이라는 작자는
상식에 기대어 양심을 논하는 사람인지라
융통성이 없게 살았네.
이미 써놓은 시들이
널리 퍼진 것을 어쩌란 말인가.
시가 못마땅한 이들에게
큰 죄를 지었네.
나는 죄인이네.
두부 한 모만 주시게.
한 입 베어 물고 광장에 가려니
두부가 없네.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