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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쟁시민칼럼] 대학의 축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 편집국
  • 등록 2015-12-14 10: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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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당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운영을 정체성 삼고 있는 한국의 대학 학생회 상당수는, 대학축제 고유의 자산인 인문적 가치를 이제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추구하던 대안문화적 성격은 상업화 경향에 휩쓸려 거의 소멸되었고, 대학축제는 이제 고유성을 상실하고 표류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 당국이 개최하는 행사들은 어떠한가. 


여러 가지 노력을 벌이고는 있으나, 아카데미즘에 입각한 전통적인 학술형식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학교 대학생들의 호응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게 솔직한 얘기가 아닐까. 그럼에도 대학의 축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거의 제기되지 않고 있다. 대학축제의 존재 이유에 대한 고민이 들어설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형태와 내용은 관성적이었다. 


시민행성은 2015년 고려대학교 인문주간 행사 기획을 담당하게 되었고, 이번 기회를 통해 대학축제에 대한 잊혀졌던 질문을 던져보기로 하였다. 대학이 고민한 대안적 사유를 대중화된 형태로 가공하여,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인문적 통찰과 사유의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교수와 학생, 대학과 시민사회를 엮어낼 수 있는 축제의 가능성을 고민해보고 싶었다.


우리가 설정한 인문주간의 주제는 바로 ‘청년정신’이었다. 우리는 ‘헬조선’, ‘N포세대’라는 자조와 절망이 널려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대학은, 그러나 영원한 청년의 공간 아니던가. 그리고 청년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인 주체가 되기도 해야 하지 않는가. 우리는 새로운 인문주간에 김수영의 시 ‘꽃잎 2’에서 따온 구절 <아까와는 다른 시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청년정신 없는 대학, 멈춰버린 대학에 아까와는 다른 시간을 흘려보내려고 노력했다. 


시민행성 운영위원 함돈균 선생님을 중심으로 시민행성 청년 운영위원들, 그리고 대학생 10명이 참여하는 기획단 ‘다른 시간을 만드는 사람들’이 꾸려졌고, 함께 총 다섯 꼭지의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홍보와 진행에 미흡한 점이 있었으나, 인문주간에는 300여 명이 넘는 시민과 학생들이 참여하면서, 새로운 형식의 대학축제에 호응해주었다. <아까와는 다른 시간>으로 던진 시민행성의 질문이 여러 방식으로 고민되어 인문정신이 스민 새로운 대학축제가 곳곳에서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강훈구 ㅣ 시민행성 청년위원



[필진정보]
화쟁시민칼럼은 화쟁문화아카데미(http://goo.gl/1UX8Y9)에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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