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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조성구 리포터] 세월호 참사 2주기 기념 팽목항 미사
  • 조성구 광주 리포터
  • 등록 2016-04-18 09:14:15
  • 수정 2017-05-30 16: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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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진도 팽목항에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 최진



어제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이해서 본당 형제자매님들 그리고 조영대 프란치스코 주임신부님과 함께 팽목항을 찾아서 잠시나마 희생자와 유가족 곁에서 슬픔을 함께하고 돌아왔습니다. 형제자매님들께서 팽목항을 오가는 길에 다들 그러십니다.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사회정의가 망가졌는지, 뻔뻔해졌는지 믿겨지지 않는다고요. 그리고 이런 정부를 믿고 산다는 자체가 불안하시답니다. 지금 또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도 2년 전에 비해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 하셨습니다.

 

주임신부님께서 팽목항 가는 버스 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내리는 비는 하느님의 눈물이고, 바람소리는 하느님의 한숨 소리이며, 천둥소리는 하느님께서 가슴을 치는 소리입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불의에 무관심하며 외면했던 삶들은 어찌 보면 하느님께서 가장 슬퍼하실 삶일 것입니다. 한국천주교는 신자 560만 명에 수도자 1만 명, 사제 5,000, 주교 40명의 거대한 교회공동체입니다. 이중에서 10%만이라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시는 사회교리에 앞장서서 혼신의 노력을 다했더라면, 한국천주교는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어제는 우천관계로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김희중 대주교님의 집전으로 미사가 봉헌되었는데요, 단원고 은화 어머니께서 호소문을 낭독하실 때는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 16일 전라남도 진도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 최진


팽목항 가는 전날 밤 우찬이와 윤채가 저에게 한 이야기입니다.

 

아빠, 내일 팽목항에 어린이들은 많이 가지 않을 것 같아. 작년 1주년 기념일에도 어린이들은 많지 않았어. 그런데 어린이들이 많이 갔으면 좋겠어. 세월호 형, 누나, 언니, 오빠들은 어른들보다는 어린이 동생들을 좋아 할 것 같아. 어른들은 구해준다고 약속하고도 죽게 내버려 두었거든. 그래서 우리 어린이 동생들은 무척 반갑게 생각할거야.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꼭 기억해서 자신의 생명은 스스로가 지킬 수 있기를 바랄거야. 어른들만 믿고 기다리다 죽을 수도 있으니까

 

죽음의 문턱에서 겁에 질린 아이들이 살려달라며, 쇠문을 손가락이 닳아 없어지도록 박박 긁으며 흘린 피눈물마저 바다 속에 영원토록 수장시키려는 현 정부의 만행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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