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4대 종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원불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아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원불교 100주년기념대회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 참석한 원불교 신자들과 종교지도자들은 생명이 존중되는 평화의 세상을 기원하며,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조화로운 융합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100주년 기념대회는 1916년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원불교 창시 이념인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가르침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기념대회에서 원불교도들은 소태산 대종사의 뜻을 이어 정신개벽 실천운동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으며, 23개국의 해외 신도들을 포함해 5만여 명이 참석했다.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은 대회 선언문을 통해 “감사와 은혜의 정신개벽 운동을 온 세상에 거듭 선포한다”며 “지난 100년의 역사와 가치를 재조명하고, 고귀한 창립정신을 이어받아 더 큰 서원과 적공으로 앞으로 1천년을 힘차게 열어가자”고 말했다.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경산 종법사는 설법을 통해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조화를 강조했다. 도덕만 있고 물질이 없으면 빈곤에 빠지며, 물질만 있고 도덕이 없으면 전쟁과 갈등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 인류는 물질문명의 풍요를 강조하며 스스로가 이룩한 정신문명을 파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경산 종법사는 “물질문명 발달로 물질적 풍요와 편리를 만끽하고 있지만 인간성 상실, 도덕성 붕괴, 빈부 격차, 환경파괴 등으로 삶이 위협당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의 종교인과 정치인, 지식인 등이 커다란 과제를 부여 받은 것이며, 원불교 역시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종단과 연대해 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종사께서는 정신을 개벽시켜서 물질을 잘 이끌어 물질과 도덕이 조화된 제3의 세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법문을 하셨다”라며 “우리는 대종사의 제자로서 정신을 개벽해서 정신이 물질을 부려 쓰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도덕성과 과학이 함께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대종사님의 일대 경륜이며 인류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정신개벽 서울선언문’을 발표하며 ‘열린 마음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밝은 지혜’, ‘하나의 마음으로 생명을 존중하는 바른 실행’을 원불교의 다음 세기를 위한 정신개벽의 방향으로 선포했다. 또한 ▲ 물질을 선용하고 환경을 존중하는 상생의 세계를 만들기 ▲ 마음공부와 적공으로 강약이 진화하는 평화의 세계를 만들기 ▲ 서로 감사하고 보은하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기 등을 정신개벽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 강령으로 제시했다.
또한 기념식에서는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등 10개국 언어로 번역된 원불교 법어 봉정식이 열렸으며, 소태산 대종사의 제자 9명을 성인으로 인정하는 서훈식도 함께 진행됐다. 원불교는 지난달 25일부터 기념식 당일까지를 ‘원불교 100주년 기념주간’으로 선포하고 특별 천도재와 국제학술대회 등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