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대북제재조치 6년을 맞아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와 개성공단 입주기업비상대책위, 남북경협 비대위 등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각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전환을 촉구했다.
남측위는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개선해 한반도의 군사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남북 정부가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북 교류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00일을 넘어섰다며, 정부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민족화해분과위원장 권오희 수녀는 국가 간의 여러 상황으로 인해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 어렵다면 민간인과 종교인들이 평화의 길을 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권오희 수녀는 “유일하게 남아 있던 남북협력사업이자 평화의 교량인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도 100여 일이 지났지만, 남북 사이에 제대로 된 소통과 교류의 장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며 “정부 정책을 믿고 남북화해의 전령이라는 자부심으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며 십여 년간 노력했던 경협기업인과 근로자들은 ‘핵과 미사일 개발 지원’이라는 오명 속에서 더 큰 절망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월 10일 개성공단을 비롯한 모든 남북교류 중단을 선언한 이래, 정부는 종교계, 사회문화, 인도지원, 경제협력 등 일체의 남북교류, 협력을 단절하고 대북압박에 몰두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북 제재 국면이라 할지라도 종교계까지 예외 없이 모든 통로를 차단하고 단절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정부의 강경 대북제재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 수녀는 ‘인도분야’와 ‘민간대화’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기본 인식이며, 북한과 강도 높은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조차도 시민권자의 방북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의 당사자인 우리가 접촉과 만남을 스스로 차단한다는 것은 평화통일의 전망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부는 민간의 간절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 지금이라도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수녀는 호소문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와 남북경협 재개, 민간교류 전면 보장을 요구했다. 또한, 민간교류를 교량 삼아 정부가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대화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줄 것을 호소했다.
또한, 대북정책 전환을 향한 20대 국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면서 “개성공단 정상화와 경협기업 및 근로자들의 피해보상 특별법 제정에 대한 절박한 요청을 실현하는 데 앞장설 것”과 “20대 국회 개원 직후인 6.15에 개성이 다시 열릴 수 있도록 민족공동 행사 성사와 민간교류 복원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남측위는 노동절 기념 공동성명문을 통해 북한 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에 ‘8월 15일경 서울에서 남북노동자통일 축구대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북한 중앙위는 5월 하순 무렵 실무자 회의를 통해 축구대회와 관련한 사안을 논의하자고 답했고, 남측위는 북측과 중국 선양에서 실무협의를 하겠다며 정부에 접촉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18일 남측위와 북한 중앙위의 접촉 신청을 허락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태도변화가 없고, 도발위협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민간 교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6·15남측위와 양대 노총의 접촉 신청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또한 “접촉을 불허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접촉을 강행한다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