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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관료주의는 ‘문서’로 움직이지만 자비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
  • 문은경
  • 등록 2016-06-14 17:04:45
  • 수정 2016-06-15 10: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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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WFP에서 연설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출처=CTV영상 갈무리)



13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의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me) 본부를 방문해 무기는 자유롭게 유통되지만 식량 원조는 세관, 관료주의 등에 가로막히는 모순된 현실을 비판했다. 


교황은 ‘기아’에 대해 예측할 수 없고 불가항력인 상황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말해선 안된다고 못 박았다. 가난과 직면하지 않는다면 실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기아·식량·폭력’같은 개념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적인 이야기가 없다면 인간의 삶은 통계가 되고 이웃의 고통을 관료화시킬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면서 “관료주의는 문서로 움직이지만 자비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무기는 자유롭게 거래되지만 정작 식량 원조는 세관의 장벽 등 장애물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 모순된 현실을 비판하며, “살상 무기들은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으며 이 결과 사람이 아닌 전쟁이 자양분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식량 부족으로 고통 받는 것은 이기적이고 잘못된 식량 자원 배분과 식량의 상품화 때문이라며, 소비주의는 음식물 과잉과 일상적인 음식물 쓰레기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버려지는 음식물이 어떤 의미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식탁에서 빼앗아온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가톨릭교회는 소명에 충실해서 특히 인권을 침해당하는 사람들의 존엄성을 지키고 보호하는 데 협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WFP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비록 당신들의 이름은 직원 명단과 봉급 수령자 명단에만 올라가서 외부에선 누군지 알 수 없지만, 당신들은 위대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이라며 기아퇴치를 위해 애쓰는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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