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7일 목요일 74일차.
연기면 사무소 까지 채 가지 못하고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내일은 일주일 넘게 묵었던 대전을 떠납니다.
매일 매일 만나고 헤어지지만 여전히 헤어짐은 아쉽기만 합니다.
다시 만나겠지만 언제 또 만날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고 싫습니다.
오늘은 유독 어머니들 께서 많이 오신 날 이었습니다.
덕분에 쉬는 시간 마다 맛있는 화채로 갈증을 달랬습니다.
혼자 절을 하는데 어느 새, 제 뒤에는 전주에서 친구들이 와 있었습니다.
그렇게 세종에서도 반가운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팽목에서 세종까지 74일이 걸렸습니다.
74일 동안 저는 승현이를 만났고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 길이 끝나도 그 사람들을 볼 수 있을까요.
그게 두려워 이 길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제가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우리 승현이지만
매일 매일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힘이 들지만, 많이 힘이 들지만 아직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지는 않습니다.
승현이가 보내준 친구들이 제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끝이 날지, 끝이나 날지 몰랐던 이 길이 이제는 정말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하루 하루, 이제는 힘든 만큼 아쉬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길에서 우리 승현이를 만났고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준 승현이에게 고맙습니다.
승현이 때문에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이아름 : 세월호 희생자 승현군의 누나이자, 이호진씨의 딸이다. 아름양은 지난 2월 23일부터 진도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