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는 21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나사렛대학교에서 ‘한국교회와 사회의 새로운 개혁을 꿈꾼다’를 주제로 제18회 전국수련회를 개최했다. 수련회에 참석한 250여 명의 목회자는 한국교회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득권 의식을 버리고 교회 내부의 개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뜻을 모았다.
한목협 공동회장 김영수 목사는 “한국교회가 양적 성장이 멈춘 것만을 교회의 위기로 여긴다면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교회에는 예수의 모습과 향기가 없다. 성장주의와 그것이 초래한 영적인 폐허 속에서 새로운 교회관을 꿈꿔야 하고, 청빈한 삶, 작지만 거룩한 교회를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목협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개회인사에서 “개신교는 종교개혁 당시의 교회 부패상과 사회 부패상을 지적하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그 당시의 부패상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이다”라며 “이번 수련회를 통해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살리고, 그 실천과제를 함께 제시해 보는 자리가 되어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가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기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혁률 CBS 선임기자는 ‘실천’을 도출하지 못하는 토론은 탁상공론에 그칠 것이기 때문에 개혁의 새로운 다짐에는 실천 정신이 철저히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기자는 “천주교의 ‘내 탓이오’처럼 사회적 문제를 공감할 수 있는 실천을 모색해야 한다”며 “교단 선거풍토 개혁, 비신앙적 권위주의 극복, 개교회의 민주적 운영과 투명한 재정원칙 확립 등 구체적 개혁과제를 마련하고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개신교, 대형교회 전염병 걸려”
이의용 국민대 교수는 ‘시민사회의 측면에서 본 한국교회와 사회의 새로운 개혁’ 발제를 통해 교회가 직면한 개혁과제를 제시하면서, 목회자들부터 종교개혁 정신으로 돌아가 왜곡된 복음을 회복하고 타락한 신학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 개신교가 ‘대형교회 병’이라는 전염병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교회 목회자들이 세속적인 권력을 탐할 뿐 아니라, 정치 권력자에게 줄을 서는 비윤리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직분을 이용해 교회 내 권력을 독점하고 신분 계급화를 진행한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타락한 가톨릭에 대항하면서 출발한 개신교가 예수를 가장 욕되게 하는 집단으로 변해, 신자와 비신자를 막론하고 교회 안팎에서 제2의 종교개혁을 요구받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하며 복음을 훼손하는 목사들과 어리석은 평신도들이 많아지면서 개신교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부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상황이다”라고 한탄했다.
또한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가 개혁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대형교회 만들기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면 ‘사람 살리는 프로젝트’로 바꾸느냐에 달렸다”며 “목회자들은 복음을 통한 의인의 삶을 교회와 세상 속에서 실천하고 신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만드는 일이 목회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한국교회와 사회개혁을 위한 10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하면서 목회자들이 ‘앎’이 아닌 ‘삶’으로 신자들에게 신앙을 가르칠 것과 교회가 ‘돈’의 굴레에서 벗어날 것, 목사 양성과정의 입학정원을 축소하고 정예화할 것, 대형교회 프로젝트를 그만둘 것, 새 신자의 입교 과정을 신중히 할 것 등을 강조했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개신교는 한목협을 중심으로 지난 1월부터 한국 개신교의 올바른 개혁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토론회와 학술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목협은 개신교가 종교개혁 당시의 부패한 교회 상을 답습하고 있다는 교회 안팎의 지적을 성찰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이날 수련회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