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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대사관, 시민대책위 면담 요청 거절
  • 최진
  • 등록 2016-10-25 14:19:42
  • 수정 2016-10-25 17: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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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전10시 대책위는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교황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최진


‘성모병원 정상화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25일 오전 11시 주한 교황청대사관을 방문해 서한을 전달하며 교황대사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대사관 측은 대책위의 서한을 “받을 수 없다, 우체통에 넣고 가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대책위는 “직접 방문해 편지를 전하는 것인데, 교회가 어떻게 이런 식으로 사람을 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교회에 문제가 있어 그것을 해결해 달라고 찾아온 사람들을 이렇게 대할 수 있나. 대구 희망원 사태에서 보여준 교회의 태도에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개탄했다.


앞서 대책위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신해 한국에 와있는 오스발도 파딜랴 (Osvaldo Padilla) 주한 교황청대사에게 서한을 전해 면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성모병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15개월이 넘도록 동분서주했지만,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성직자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교황대사에게 이러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라도 달라는 서한이다”고 밝혔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기관이 돈벌이 경영, 인권유린, 노조탄압을 벌이고 건강보험 2억원을 부당청구 했다. 시민단체 대표들이 100일 넘게 농성하며 만나줄 것을 요구했고, 홍명옥 노조지부장이 목숨을 건 단식을 하면서 이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공론화됐다”며 “교황님을 대신해 한국에 있는 교황대사가 천주교에서 일어난 이러한 문제를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박민숙 부위원장은 교황을 대신해 한국에 있는 교황대사가 천주교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문제를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진


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이하 천정연) 대표는 “대구교구가 운영하는 사회복지 시설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교구는 이를 모면하려고 시간을 때웠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확산됐고, 결국 교구장이 나서서 사과했다”라며 “성모병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300만 인천시민과 인천교구의 모든 사제, 신자들이 알고 있는 문제를 덮어두고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정신철 주교님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 든다. 현재 천주교는 좋은 이미지를 갖고있지만 교회가 내적인 문제, 쇄신의 문제에 있어서는 후퇴하고 있다”라며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병원과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해야 하지만, 신자유주의 세태에 편승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 권 대표는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위해 병원과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해야 하지만 신자유주의 세태에 평승해있다고 규탄했다. ⓒ 최진


그는 교회가 대화를 통해 각성과 문제해결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황대사는 성모병원 문제를 적극적으로 교종에게 전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천주교 모든 평신도 단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이후 홍명옥 인천성모병원 전 노조지부장과 권오광 천정연 대표, 양승조 대책위 대표가 대사관을 방문했지만, 대사관 측은 대책위의 서한 전달을 사실상 거부했다. 대책위 측은 “면담 요청을 위한 서한을 오늘 전달하겠다고 지난 20일 대사관 측에 미리 알렸고, 알겠다고 답변도 받았는데, 당일에 이처럼 거부해버리니 어처구니없다”고 비판했다. 


▲ 대사관 측은 대책위의 면담 요청 서한을 받을 수 없으니 우체통에 넣고 가라며 이들의 서한 전달을 사실상 거부했다. ⓒ 최진


권오광 대표는 “이전에 이런 문제가 있었을 때는 사무실 직원이 나와서 수령은 해갔다”며 “이런 식으로 아예 안 받은 적은 처음이다. 다른 사안이 아니라 교회 내부에 대한 사안이라서 이렇게 행동한 것이다”고 말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작년 대사관을 방문 했을 때는 교황대사가 관저에 있었다. 그러나 이후 답변을 달라고 방문해도 묵묵부답했다”며 “대사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천주교가 시민들의 말 자체를 외면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교황대사가 지속적으로 대화를 거부할 경우 12월 2차 바티칸 원정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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