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그리스 레스보스와 스웨덴 순방 및 러시아 동방 정교회 총대주교와의 만남에 이어, 교회 일치의 해인 2016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행사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다. 현지 시간으로 12월 6일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인 쿠르트 코흐 추기경이 프랑스를 방문하고 종교 개혁 500년을 맞아 ‘교회 일치의 날’ 행사가 열렸다.
다음은 < La Croix >의 12월 5일자 코흐 추기경과 Nicolas Senèze 기자와의 인터뷰를 번역한 것이다. (원제 : 쿠르트 코흐 추기경, “공동의 목표 없이는, 교회 일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 편집자주
코흐 추기경은 다양한 행사가 있었던 2016년 한 해의 막바지에 ‘교회 일치의 전망’에 대해 강조했다.
Q :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러시아 정교회)의 만남이나, 성공회와의 공통적 사명을 더욱 공고하게 했던 일과 루터교 신자들과 함께 했던 룬드 선언 등을 볼 때 교회 일치에 있어 성공적인 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코흐 추기경 : 물론이다. 그리스 레스보스에서 있었던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정교회)와 아테네 대주교와의 만남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이는 난민들이 교회 일치 속에서 잊혀지는 존재가 아님을 알려주고, 난민들과의 연대를 보여주는 매우 강력한 상징이다.
또한 올 한 해는 크레타 섬에서 열린 동방 정교회 세계주교대위원회의 영향을 받기도 했고,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가 9년간의 난점을 지나 공동 선언을 발표하면서 정교회-가톨릭 대화위원회 역시 영향을 받았다. 또 아르메니아와 조지아 순방도 있었다.
Q : 프란치스코 교황와 키릴 총대주교가 다시 한 번 만날 가능성은?
코흐 추기경 : 아직까지는 언급 되지 않았다. 교황과 만난 이후 러시아 내에서 키릴 대주교에 대해 강한 비판이 이어졌고, 나는 총대주교가 보이는 신중함을 이해한다. 또한 정교회 내에서 교회 일치에 대해 점점 더 커져가는 반대 의견을 알고 있다. 몇 정교회 교단은 교회 일치에 대한 공동 선언문을 이유로 정교회위원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화 위원회에서도, 가톨릭 보다는 정교회 내에서 더 많은 긴장감이 돌았음을 느꼈다. 하지만 많은 정교회 관계자들이 교회 일치에 호의적이라는 것을, 특히 그 중에서도 현재 바르톨로메오스 1세가 교단 내의 분열을 우려하는 것을 이해한다. 그럼에도 바르톨로메오스 1세나 키릴 총대주교는 교회 일치에 찬성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믿음을 가진다.
Q : 가톨릭 신자들 역시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종교 개혁 500주년 기념을 비판하는 이들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가 ?
코흐 추기경 : 이들이 말하는 것이 개혁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기념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공동 발표문 ‘갈등에서 일치로(Du conflit à la communion)’는 명확하다. 여기서는 우선 500년의 갈등뿐만 아니라, 최근 50년 동안의 활발한 대화가 상징하는 역사에 대한 기쁨을 강조하고 있다.
루터교인들과의 대화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시작된 첫 번째 교회 일치 대화였으며, 1999년 ‘의화 교리에 대한 공동 선언문’으로 이어졌다.
이는 반대했던 것들을 위해 회개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종교 개혁은 루터가 원했던 교회의 새로운 모습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분열과 끔찍한 종교 전쟁을 일으켰으며 그 일례로 30년 전쟁이 발발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를 축하할 수 없으며, 그보다는 이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겠다.
Q : 교회 일치의 새로운 핵심은 ?
코흐 추기경 :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교회 일치의 목표에 대해 공통된 시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공동의 목표 없이, 우리는 그 다음 행보를 생각할 수 없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나는 루터교인들과 함께 교회와 성체 성사 그리고 성직에 대한 공동 선언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던 것이다.
Q : 교회 관계자들 말고도, 신자들의 삶 속에서 교회 일치를 느낄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코흐 추기경 : 교회 일치에는 언제나 여러 대화가 있었다. 진실의 교회 일치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한 신학적 대화의 일치였다. 그렇지만 마찬가지로 친교 관계가 깊어짐에 따라 경험할 수 있는 자비의 대화도 존재한다. 이러한 신자들 간의 관계는 아주 근본적인 것으로, 여기서 공동 증언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Q : 윤리 문제에 대해서는 대화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데, ‘공동의 증언’이라는 분야에서 이러한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역설적인 일은 아닌가?
코흐 추기경 : 그 반대다.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는 이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교회 일치와 관련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조가 바로 이것이다. 일치는 여정 중에 이루어진다. 일치는 어느 좋은 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렇게도 자주 ‘피의 교회 일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모든 교회는 순교자가 있으며 이러한 공동 증언은 아주 중요한 상징이다. 순교자들은 이미 일치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초기 교회는 “순교자의 피는 새로운 기독교인의 씨앗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오늘날의 많은 순교자들의 피 역시 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의 씨앗이라고 굳게 믿는다.